`여의도정치` 매진하는 윤석열…잇따른 실언엔 "조심할 것"(종합)

by권오석 기자
2021.08.03 15:24:14

3일 박병석 국회의장 예방 "깊은 경의와 준경"
`보수 험지` 서울 강북권 당협위원장들 만나 격려
부정식품·페미니즘 발언 등 구설수에 "앞으로 조심"
與 "1일 1망언 행보" 맹폭…野 "여의도 문법 익혀가는 과정"
`시무 7조` 조은산 만나 "K.O 노리는 타이슨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야권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이후 본격적으로 `여의도 정치`에 발을 들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3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방문한 데 이어 국민의힘 소속 당협위원장들과의 소통 행보에 나섰다. 아울러 본인의 논란성 발언에 대해서는 “조심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그는 박 의장을 향해 “깊은 경의와 존경을 가지고 있다. 당과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늘 국민만 생각하며 초당적으로 정치를 해오셨다”며 “선거 국면에서 국회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수가 있는데, 박 의장이 계시니 국민통합과 민생입법 기능이 원만하게 잘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장은 “윤 후보가 공정과 상식을 말했는데 아주 좋은 사고”라며 “국회에 오래 있어보니, 국민을 섬긴다는 것이 머리만 되는 것이 아니라 가슴 속에서 우러나와야 되겠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갈등 수준은 세계 최악의 수준이다. 국민의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하는 국민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대선 이후에도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도 했다.

뒤이어 그는 보수 진영의 험지로 알려진 서울 강북권의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윤 전 총장은 “서울시 유권자 성향을 보면, 전국에서 보수 정당에 가장 어려운 지역이고 늘 총선이 끝나고 나면 강북에서 몇 석을 얻었는지가 전국의 판세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지난 4·7 재보선에서 보여준 서울시민의 민심을 여러분이 확인해줬다.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가지고,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박성중 서울시당위원장 “윤 전 총장이 입당한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전까지 3일 동안 온라인 입당 건수가 383건이었는데, 입당 후 어제 오후 2시까지 3일 간 1799건으로 4배가 넘었다”며 “당과 본인의 지지율 매우 높아지고 있는 좋은 징조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그는 부정식품·페미니즘 관련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에 대해 향후 유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정치는 조금 다르다”면서 “설명을 자세하게, 예시를 들어 하다보니 오해를 부른 게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1일 1망언` 행보를 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을 향해 맹폭을 쏟아냈다.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상식을 무시한 채 저출산의 근본 원인을 여성 탓으로 돌리는 건 낮은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국민 누구나 선택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는 데 누구도 이견은 없다. 다만 그 선택의 폭이 부정식품과 정당식품 사이에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야권에서는 즉각 윤 전 총장 엄호하기에 나섰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정치권에 진입해서 여의도 문법을 익혀가는 과정”이라며 “모든 것을 정치적인 반대자들이 악의적으로 해석을 해서 선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단계에서 편하게 얘기하다 보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정부를 비판하는 상소문 형식의 ‘시무 7조’ 글로 주목받았던 진인(塵人) 조은산을 만난 것으로도 알려졌다. 조은산은 이날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났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전 총장에게 “한 대도 안 맞으려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K.O를 노리는 타이슨, 둘로 비교하자면 어떤 스타일의 정치를 하고 싶은가”라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타이슨이라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