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 먹혔나…포드·GE헬스케어 "100일내 인공호흡기 5만개 생산"

by방성훈 기자
2020.03.31 12:24:30

"간편 디자인, 코로나19 긴급 수요 충족에 적합"
트럼프 국방물자생산법 등 강압에 구체 생산계획 발표
수요 절정은 4월 중순…한참 지나 대량 공급 지적도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가 GE헬스케어와 손잡고 앞으로 100일 동안 인공호흡기 5만개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며 빠른 생산을 재촉한지 사흘 만이다.

CNBC 등에 따르면 포드와 GE헬스케어는 이날 포드의 미시건주 입실랜티의 로슨빌 부품 공장에서 코로나19 중환자용 인공호흡기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인공호흡기 생산을 위한 추가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100일 후인 7월 초부터는 한 달에 3만개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드는 3교대로 24시간 공장을 돌려 매주 7200대의 인공호흡기를 생산할 방침이다. CNBC는 “500명의 미국 자동차 노조원들이 다음달 20일 주간부터 의료기기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양사 임원들은 4월 말까지 우선 1500개(누적 기준)의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고, 5월말엔 1만200개, 7월 4일에는 5만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두 회사가 만드는 인공호흡기는 GE헬스케어가 식품의약국(FDA)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간편한 디자인의 제품이다. 짐 바움빅 포드 부사장은 “인공호흡기는 매우 단순한 디자인으로 전기가 필요 없으며, 기압만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GE헬스케어의 톰 웨스트릭 부사장 겸 최고품질책임자는 “코로나19 위기 동안 긴급한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적합하다”고 거들었다.



두 회사는 당초 인공호흡기 협업 생산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돌연 이날 구체적으로 발표를 하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압박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제너럴모터스(GM)는 멍청하게 방치하고 있는 공장을 당장 열고, 지금 인공호흡기를 제조하라! 포드도 빨리 움직이라!”라고 촉구했다.

이에 GM은 전날 올해 여름부터 한 달에 1만개의 인공호흡기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포드도 이날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포드와 GM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인공호흡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했다. 이 법은 1950년 한국전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대통령이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민간 부문에 핵심 물자 생산을 강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들 회사가 만드는 인공호흡기는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 이후에나 공급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대 건강측정평가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인공호흡기 수요는 내달 11일 2만7839대로 절정에 달한 뒤 이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