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새마을금고 ‘뱅크런’ 진정세…채권 매도 물량 급감

by박미경 기자
2023.07.13 17:01:15

새마을금고 포함 종금·금고 4.2兆 채권 순매도
5일 1조6498억원에서 12일 970억원…채권 매도 물량↓
중도 해지자 재예치 건수 1만2000여건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새마을금고 예금 인출 사태가 잦아들면서 채권 매도세도 진정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비교적 팔기 쉬운 은행채 등을 위주로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3일 본드웹에 따르면 장외 채권시장에서 종금·금고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6거래일 연속 총 4조2199억원의 채권을 팔아치웠다. 종금·금고 계정에는 새마을금고가 포함돼 있어 매물 대부분이 새마을금고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새마을금고는 일부 지점에서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사태) 조짐을 보이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채권 매도에 나섰다. 다만 예금 인출이 잦아들면서 순매도 물량도 점차 줄어들었다. 일별로 보면 종금·금고 계정은 △7월 5일 -1조6498억원 △6일 -8405억원 △7일 -6120억원 △10일 -4245억원 △12일 -970억원 등의 순으로 순매도세를 보였다.

채권종류별로는 금융채 위주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종금·금고는 6거래일간 금융채 1조7447억원을 팔아치웠다. 이어 회사채(-1조1680억원), 통안채(-6200억원), 국채(-3668억원) 등이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우량물인 은행채를 우선적으로 팔아치웠다”며 “시장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데다 은행권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으로 추가적인 유동성을 확보해 보유 채권 매도세는 마무리된 것 같다”고 답했다. 매도 물량은 투자신탁사나 은행 등 기관을 통해 소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5대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은 새마을금고와 총 6조원 규모의 RP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 연준의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Bank Term Fund Program)과 예금자 보호 조치가 은행의 시스템 우려를 낮추는데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마을금고의 예금 불안은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BTFP는 중앙은행이 실행한 반면, 이번 새마을금고 RP 매입은 은행들이 실행하는 차이점이 존재한다”면서 “하지만 새마을금고 사태가 SVB 파산과 비교하면 심각하지 않으며, 최악의 경우 한은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기대감도 시장 안정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 규모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일 0시부터 6일 자정까지 중도해지한 새마을금고 고객 중 오는 14일까지 재예치를 신청한 경우 당초 약정 이자를 복원하고 비과세 혜택도 유지하겠다는 ‘비상 대책’을 내놨다. 지난 12일 기준 중도 해지자의 재예치 건수는 1만2000여건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새마을금고에 다른 상호금융기관과 동일한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적용하기 위해 새마을금고법 시행령 및 감독기준 개정을 추진 중이다. 유동성비율 규제(자산규모별 80~100% 이상), 부동산·건설업종 대출한도 규제(각각 총대출의 30%, 합산 50% 이내), 부동산·건설업 대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확대(130%)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