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건, 수심위 권고 후 2달 간 무소식…내주 檢 인사 '변곡점'
by박경훈 기자
2020.08.21 15:58:30
수사팀, 이성윤 지검장에 보고 마쳐…이복현 팀장 인사 이동 유력
기소면 인사 전 유력…"후임 수사팀 넘기면 불기소 가능성↑"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 이후 두 달이 다 되도록 신병처리 방안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법조계는 다음주로 예상되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 시점을 이 부회장 기소 여부의 변곡점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최근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관련 수사를 매듭짓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사법 처리 여부 등의 보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은 지난 6월 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이재용 부회장 ‘불기소 권고’에 더해 ‘검·언 유착 의혹’사건으로 촉발된 검찰 내부갈등 등으로 결론이 나지 않고 지지부진한 상태다. 주목할 점은 이 사건 수사팀장 이복현 부장검사의 인사이동 여부다. 법조계에서는 내주로 예상되는 검찰 중간 간부급 인사에서 이 부장검사가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부장검사는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 주요 수사 사건을 이끌어 왔다는 점이 고려돼 올해 초 인사에서 한 차례 유임됐다.
현재까지 수사팀은 이 부회장에 대해 기소·불기소·조건부 기소유예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 이후에도 경영·회계 전문가들을 불러 의견 청취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검찰은 향후 계획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는 공식 입장만 견지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팀이 이 부회장 기소 방침을 정한다면 중간 간부 인사 전에 결론지을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검찰이 스스로 만든 수사심의위 결과를 거부한 첫 사례로 남게 된다는 게 부담이다.
반면 후임 수사팀에 해당 사건을 넘긴다면 불기소 확률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 전직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삼성 수사는 1년 8개월이나 이뤄졌다. 수사 자체는 끝난 상황으로 본다”면서 “현 수사팀이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 처리가 사회적으로 부담된다면, 비교적 책임에서 자유로운 후임 팀에 이 결정을 미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이 불기소를 결정하더라도 사건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해당 사건 고발인인 참여연대 측에서 항고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