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작년 영업수익 1조 넘었는데 순이익은 감소…왜?

by김미영 기자
2020.04.09 12:20:00

1년 동안 수익 2400억 늘고 비용은 3600억 더 늘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 주원인
이용 건수 늘면서 사고액도 덩달아 큰 폭 증가
“보증금 차별화 등 손실 줄일 방안 모색해야”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지난해 영업수익이 1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영업비용이 더 크게 늘면서 순이익은 오히려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HUG의 제27기 영업보고서(2019년 1∼12월)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수익은 1조595억원이다. 전년 8189억원보다 29% 늘었다.

수익의 대부분은 역시 보증료였다. 6794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64%에 달했다. 전년보단 343억원 늘은 규모다.

HUG는 30여 개에 이르는 정책·서민보증상품을 운영 중인데 가장 비중이 큰 게 주택분양보증이다. 선분양 공동주택의 분양보증을 독식하면서 2017, 2018년엔 연 평균 700여건에 47조원어치 사업을 보증하기도 했다. 작년엔 8월 기준 보증건수가 390건, 35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보증금액이 커지는 만큼 보증료 수입도 많아지는 구조다.

다만 HUG는 지난해 수익이 늘어난 건 전세 관련 보증상품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전세금안심대출보증 이용도가 높아지면서 보증료 수익이 증가했단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15만6095건으로 전년(8만9351건)의 두 배에 육박했다. 보증금액은 2018년 19조36367억원에서 2019년 30조6444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수익이 조 단위를 기록했음에도 영업비용이 전년보다 2배 넘게 늘어나면서 이익은 외려 줄어들었다. 작년 영업비용은 5747억만원으로 전년(2123억원)보다 곱절 이상 많다. 1년 새 증가액이 3624억원으로, 같은 기간 늘어난 영업수익(2405억원)을 넘어선다.

주요 원인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이용 증가로 덩달아 보증 사고가 늘어서다. 전세를 놓은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HUG에서 대신 물어준 보증금 비용이 2543억원으로 전년(271억원)에 비해 폭증했다.

이 때문에 수익에서 비용을 뺀 순이익도 전년보다 작아졌다. HUG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836억원으로, 전년(5128억원)보다 줄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사가 꼭 이익을 늘려야 하는 곳은 아니지만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급증은 일시적으로 끝날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 살펴봐야 한다”며 “지역이나 보증금 가격에 따라 보증료를 달리 두는 등 손실액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HUG가 사업에 쓰지 않고 은행에 쌓아둔 현금은 312억원에 달했다. HUG의 예치금은 2017년 607억원까지 급증했다가 2018년 138억원까지 줄었다가 다시 200억원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