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순원 기자
2015.03.16 15:52:04
보유 채권 광범위한 스트레스테스트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세계적인 투자회사들이 보유 채권을 놓고 광범위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심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미칠 충격파를 사전에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계 쪽에서는 악사, 애버딘, 슈로더, 미국에서는 블랙록, 핌코를 포함한 글로벌 톱 자산운용사들이 광범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비한 조처다. 연준은 2006년 이후 9년만에 처음으로 올해 중반쯤 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흡수되는 과정에서 대형사 한 두 곳이라도 타격을 받으면 회사채나 이머징 채권시장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너도나도 채권을 현금으로 바꾸려 투매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이머징 시장이나 회사채 시장에 1조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한 상태다. 큰 손들이 자산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금융시장 전반에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악사투자운용의 데미안 부셰 신흥시장 채권부문 대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은행이 채권시장에서 발을 빼면 거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악사는 지난해 11월 이머징 채권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완료했다. 다른 대형사도 회사채나 신흥시장 채권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점검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FT는 대형 은행의 자기자본 거래(proprietary trading)를 금지한 볼커룰 탓에 은행들이 채권시장에서 발을 뺐고, 결국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쪼그라들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