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3인방 손뗀다..사장들도 일괄사표 제출할듯

by이준기 기자
2011.02.14 17:38:21

[업데이트] 라응찬·이백순 사의표명..신상훈 임기 자동만료
김병일·정행남도 물러나..이사회 구성 대폭 바뀔듯

[이데일리 이학선 이준기 기자] 라응찬 전 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등기이사직을 내놓는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 오는 3월말 자동으로 임기가 끝나는 점을 감안하면 이른바 `신한금융 사태 3인방` 모두가 신한금융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055550)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은 이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의 등기이사직 임기는 각각 오는 2013년 3월과 2012년 2월까지였지만 각각 2년과 1년을 앞당겨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사퇴한다.

라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신한금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10월말 회장직을 사임했다. 이후 신상훈 전 사장도 12월초 사임한데 이어 같은 달 29일 이백순 전 행장도 행장 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이들 3인방은 등기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해 사실상 신한금융을 막후에서 조정하려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라 전 회장이 2년의 임기를 모두 채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이 신한금융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새 출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퇴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지주 관계자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사표현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측은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와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자연스레 이들의 등기이사직을 물려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김병일 사외이사도 이사직 사퇴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의 수장 역할을 맡아왔던 정행남 사외이사는 5년의 임기를 채워 함께 물러난다.
 
라 전 회장의 회장직 사퇴로 그동안 신한금융을 이끌어온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도 오는 3월 사내이사(비상무이사) 임기를 종료한다. 신한금융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류 회장도 사내이사직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신한금융 이사회의 절반 가량이 바뀌게 된다.
 
김국환 신한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은 "노조는 그동안 신한금융 빅3의 등기이사직 사퇴를 줄곧 요구해왔다"며 "이들의 사퇴가 차기 회장의 새 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을 포함한 신한금융 산하 10개 계열사 사장단은 재신임 여부를 묻기 위해 한 전 내정자가 취임하는 데로 일괄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내정자는 다음달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신한금융 회장에 정식 취임하면 신한 계열사 사장단 유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