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가맹점 수수료율 0.1%p 내린다…동네마트 수수료도 ‘동결’
by최정훈 기자
2024.12.17 14:00:00
금융당국, 2025년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 발표
내년부터 영세·중소 카드 가맹점 수수료 최대 0.1%p 인하
매출 1000억 이하 일반가맹점 수수료는 ‘동결’
수수료율 재산정 주기는 3년→6년으로 늘려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결제 가맹점 중 영세·중소가맹점의 가맹점 수수료를 내년부터 인하하기로 했다. 영세·중소가맹점이 아닌 1000억원 이하의 일반가맹점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도 동결된다. 한편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주기는 기존 3년에서 6년으로 늘어난다.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여신금융협회장, 8개 전업카드사 대표와 만나 ‘25년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을 논의하고, 여전업계의 리스크 요인의 유동성 및 건전성 현황 등을 점검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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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신금융협회를 방문해 금융감독원과 함께 여신금융협회장, 8개 전업카드사 대표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논의했다.
적격비용 재산정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하기 위해 카드사가 부담하는 비용을 주기적으로 재계산하는 제도다. 현행 규정상 3년마다 재산정해 수수료율을 책정한다.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은 계속해서 낮아졌다. 2012년·2015년·2018년·2021년 등 4차례 적격비용 재산정이 진행됐고, 4차례 모두 카드 수수료율이 인하됐다. 이를 통해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은 약 2.3%에서 0.5%로, 연 매출 3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중소규모 가맹점의 수수료는 3.6%에서 1.1∼1.5%로 낮아졌다.
금융위는 2022년부터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를 구성해 소상공인연합회, 한국마트협회 등 다양한 가맹점 단체와 카드사·카드사 노조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8월에는 가맹점 권익과 소비자 편익 제고 및 고비용 거래구조 개선 등을 포함한 ‘신용카드업 상생·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세부 후속조치 사항들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회계법인의 검증절차 등을 거쳐 산정된 적격비용을 기반으로 영세·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조정 등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연간 약 ‘3000억원+α’ 규모의 2025년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마련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 동안 수수료율 인하 혜택이 상대적으로 영세가맹점에 많이 배분되어 영세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은 이미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인하되어 있는 점, 최근 전반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이번에는 수수료율 인하여력을 약 305만 영세·중소가맹점에 고르게 배분하는 방향으로 우대수수료율을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우대수수료율 조정대상 금액 3000억원을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에 약 40%, 연매출 3∼1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약 43%, 연매출 10∼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약 17%를 배분하기로 했다.
이에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연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0.1%포인트, 연매출 10∼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0.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고,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모든 영세·중소가맹점에 △0.1%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우대수수료율 인하로 약 304만6000개의 영세·중소가맹점이 평균 8.7%, 약 178만6000개의 영세·중소 PG하위 사업자가 평균 9.3%의 수수료부담을 경감받게 된다.
카드업계는 최근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경영환경 등을 감안해 적격비용 인상 등으로 카드수수료율이 인상되는 연매출 1000억원 이하의 일반가맹점에 대해서는 수수료율을 인상하지 않고, 3년 동안 기존 수수료율 수준으로 동결하는 자발적 상생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영세·중소가맹점에서 일반가맹점으로 전환되는 경우에도 2021년말 적격비용에 따른 수수료율 산정결과와 이번 적격비용에 따른 수수료율 산정결과를 비교해 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3년 주기였던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는 원칙적으로 6년으로 늘어난다. 카드사가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얻기 어려워짐에 따라 카드론 등 대출을 확대하고 소비자 혜택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번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른 우대수수료율 조정은 감독규정 개정 등을 거쳐 ’2025년 상반기 영세·중소가맹점 선정시점인 내년 2월 14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만, 대내외 경제여건,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카드사의 영업·경영상황 등을 3년마다 점검해 적격비용 재산정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격비용을 재산정할 수 있다”며 “또 적격비용 재산정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서는 카드수수료 개편방안과 더불어 카드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카드업계는 새로운 결제수요에 대응해 금융·비금융 결합 서비스 활성화, 부수업무 확대 등 관련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비대면 거래 확산 등 실물카드·대면거래 중심의 규제체계를 디지털·AI시대에 부합하도록 획기적으로 개편하고, 카드사가 신용판매·카드대출 등 카드회원에 대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생산적 금융 역할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2차 이하 PG 및 하위 사업자에 대한 영업행위 규율방안 등 결제 안정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