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당' 만들기 가속…'기본사회' '당원주권' 명시하고 지도부 권한 ...

by이수빈 기자
2024.08.12 17:20:41

민주당 지향 방향성에 '기본사회' '당원주권' 적시
경선 불복 패널티 → 공천 불복 패널티로 변경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정봉주 "이재명팔이 멈춰야"

[이데일리 이수빈 한광범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사회’와 ‘당원 중심’이라는 내용을 당 강령에 담기로 했다. 여기에 공천 불복 시 당내 공직선거 입후보를 제한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도 의결하며 당 지도부의 권한을 강화했다. 이 후보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 이른바 ‘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기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이다. 한편 이 후보를 비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진의가 왜곡됐다”며 오히려 자신이 최고위원이 된 후 ‘이재명팔이’를 척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 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차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해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원회를 열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부의하고 최고위원회가 발의한 당 강령 및 당헌 개정안을 가결시켰다. 중앙위원 564명 중 424명이 참여했으며 강령 개정의 건은 93.63%(397명)가, 당헌 개정의 건은 92.92%(394명)가 찬성했다.

민주당은 강령 전문에 “(민주당은)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극복하고 모든 사람이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기본사회를 원한다”고 적시했다. 기본사회는 기본소득 지급을 포함해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사회로 이 후보가 차기 대선을 준비하며 제시한 비전이다. 정을호 민주당 전준위 대변인은 “기본사회는 정치적 용어가 아니라 학술적 용어이고 (민주당이) 지향하는 바이기 때문에 (강령에) 넣는 것이 맞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이 추구할 정당상으로는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당원중심 정당”을 제시했다. 이재명 지도부는 지난 2년간 당원권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그 결과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표 비중을 확대했으며 국회의장 후보 및 원내대표 선출 시에도 권리당원 투표를 반영하기로 했다. 지난 대선 이후 대거 유입된 이 후보의 지지층 의견을 당 운영에 반영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헌 개정안에서는 ‘경선 불복’에 대한 제재를 ‘공천 불복’에 대한 제재로 제재 범위를 넓혔다. 민주당은 공천 불복 경력자를 ‘당의 결정에 불복해 탈당 등 당의 공천을 무력화한 자’로 정의하며 본인이 얻은 득표수의 25%를 감산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중앙당 전략공천이나 컷오프(공천 배제) 등의 결과에 불복해도 제재를 받게 된다. 공천을 최종 결정하는 당 지도부의 권한이 강화된 셈이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미 지난 6월 장경태 의원이 주도하는 태스크포스(TF)에서 공천 불복과 관련한 규정인 당헌 100조를 개정한 바 있다”며 “근데 당헌 84조에 예전 개념인 경선 불복이 남아 있어서 이를 자구 수정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당 강령 및 당헌 개정안은 오는 18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한편 ‘이재명의 민주당’ 구성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 후보를 저격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12일 “사적대화이다 보니 진의가 왜곡됐다”는 첫 공식 해명을 내놓았다. 그는 당내 일부 세력의 ‘이재명팔이’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8일 SBS 라디오에 프로그램에 나와 “(정 후보와 통화를 했는데) 이재명 전 대표의 최고위원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 받아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