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남매 키우며 알게된 기쁨…왜 알려주는 곳 하나도 없었을까"[ESF2024]

by한전진 기자
2024.06.20 17:28:51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세션6 토론
6님매 둔 박지헌 씨 "좋은 가정 롤모델 실종"
"일·가정 양립 위해선 인식의 변화 선행돼야"
진미정 교수 "학교 경쟁 대신 협력 추구해야"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6남매를 키우다 보니 깨닫고 배우는 것이 참 많습니다. 아내와 ‘우리는 왜 어릴 때 이런 걸 배우지 못했을까’ 얘기합니다. 어릴 적 힘들게 일하고 부부 싸움하는 부모님의 모습만 학습됐던 거죠. 가정도 학교에서도 가족에 대한 기쁨을 가르치는 곳이 없습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인구위기…새로운 상상력,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4)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렸다. 가수 박지헌(V.O.S. 리더)이 ‘결혼율 제고,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사회 문화적 환경 조성’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그룹 V.O.S 맴버로 6남매 자녀를 둔 가수 박지헌씨는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 위기…새로운 상상력,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참석해 “한국 사회에는 좋은 아빠와 엄마, 가정에 대한 롤 모델이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씨는 “지금의 아이들도 그걸 배우지 못하고 있겠구나 의문이 들었다”며 “미디어가 연예인, 유튜버만을 목표로 주입하는 상황에서 우린 진짜 최종 목표를 잊고 말았다”고 짚었다.

그는 저출산 반등을 위해선 무엇보다 ‘인식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봤다. 특히 지금의 학교가 경쟁만 앞세우면서 정작 가정 가족의 중요성이 잊히고 퇴색돼 간다는 게 그의 견해다. 수학과 과학을 배우는 것처럼 좋은 엄마, 아빠만 듣고 살아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얘기였다.



실제로 박씨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아이가 많다고 전했다. 그가 꾸리고 사는 가족의 행복이 주변에 번지고 서로서로 이 행복을 공유한 덕분이었다. 박씨는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 저와 관계를 맺은 사람들 모두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며 “학교에서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그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들에 ‘데이트’를 붙여 의미를 부여한다고도 했다. 예를 들면 아이를 등원시키는 건 ‘등원데이트’, 하원은 ‘하원데이트’로 여기니 설렘이 생기고 행복감도 높아졌다고 했다. 그는 “‘등하원 데이트’ 같은 작은 일상의 행위를 하다 보면 우리 생각이 많이 달라진다”며 “현재는 우리가 누리는 행복을 간과하는 수준까지 온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토론에 나선 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도 “살면서 가족과 아이를 키우는 기쁨을 배운 적이 없다고 말한 점에 공감한다”며 “지금의 저출산 문제는 경제적, 비용부담을 낮추는 것에만 집중돼 있다. 가치와 문화를 바꾸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일”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이어 “학교는 경쟁 대신 협력 시스템을, 기업은 유연한 근무 문화를 만들고, 박지헌씨 같은 롤모델이 자주 등장한다면 분명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