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관계 훈풍에..日공략 속도 내는 현대차
by김성진 기자
2023.06.22 18:44:53
日 라이프스타일 기업 CCC와 맞손
車 공유 ‘모션’ 및 충전서비스 제공
재진출 후 ‘무상 점검’ 등 파격 혜택
‘코나EV·아이오닉5 N’ 등 신차 계획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 얼어붙었던 한일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현대자동차의 일본 승용차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12년 만에 일본 시장 재진출에 나선 현대차(005380)는 아이오닉 5, 넥쏘 등 친환경차를 시장 공략의 핵심으로 삼고 고객 접점을 늘려나가는 가운데 AS(애프터서비스), 전시공간 확대와 함께 3년간 수리비 지원 등 파격적인 정책도 내놓는가 하면, 현지 업체와 손잡고 모빌리티 서비스도 제공한다.
| 도쿄 다이칸야마 티사이트(T-SITE)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 다카하시 야스노리 CCC 대표이사 사장 겸 COO가 아이오닉 5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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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현대차는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기업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과 무공해자동차(ZEV) 서비스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CCC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글로벌 체험 플랫 폼 구축 등 3대 주요 협업 분야를 선정했다.
우선 현대차는 23일부터 CCC가 운영하는 도쿄의 다이칸야마 티사이트(T-SITE)에서 현대차의 차량 공유 서비스 ‘모션’을 운영한다. 티사이트는 츠타야 서점을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시설로, 고객들은 아이오닉 5 공유 서비스와 충전 설비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CCC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용 가능한 체험형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고객의 취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는 CCC와 함께 현대차가 추구하는 ZEV 문화를 확산시켜 차별화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일본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뒤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가장 먼저 도쿄 하라주쿠에 체험형 전시장 ‘현대 하우스 하라주쿠’를 운영해 방문 고객들이 아이오닉 5와 넥쏘를 직접 시승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어 7월에는 요코하마에 첫 오프라인 직영 고객센터인 ‘현대모빌리티재팬 CSC’을 개관했으며, 후쿠오카와 나고야에 현대차의 온라인 구매를 검토하는 고객을 위해 도시형 쇼룸 ‘현대 시티스토어’를 열었다. 올 2월에는 일본 간사이 지역 내 첫 상설 거점인 ‘현대 모빌리티 라운지 교토 시조’를 열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 대표 택시업체인 MK택시에 아이오닉5 50대를 공급하는 성과도 거뒀다. 운행량이 많아 친환경차 전환이 필수로 여겨지는 대중교통 시장에서의 확장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또 일본 전역에 위치한 정비공장 30여곳과 제휴를 맺어 AS 서비스망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지난 5월 재진출 1년을 맞아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브랜드 데이’에서는 파격적인 구매혜택 정책도 공개했다. 전기차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매년 정기 점검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3년 차 점검 때 전기차 성능 유지에 필수적인 배터리 냉각수를 무상 교체해주는 서비스다. 여기에 연간 최대 10만엔(약 99만원)의 외관손상 수리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현재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대차는 단기적인 판매 실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인내심을 갖고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시장이 워낙 수입차들이 활약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지만, 현대차의 전기차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충분히 공략할 만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아이오닉 5는 지난해 말 ‘일본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된 바 있다.
그동안 경색됐던 한일관계가 빠르게 개선되며 현대차의 일본 시장 공략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양국 간 외교관계와는 무관하게 이미 수년 전부터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일본 진출을 준비해왔다는 입장이지만, 양국의 관계 개선 시기와 맞물린 반사효과도 상당할 것이란 분석도 상당하다.
현대차는 올해와 내년 신차를 출시해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올가을에는 코나 일렉트릭을 출시하고, 내년 초에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양산형 전기차 ‘아이오닉5 N’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