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째 상승' 휘발유값, 지금 이만큼 오르는 게 맞나

by성문재 기자
2015.02.12 14:45:29

국제유가, 1월 중순 저점 찍고 반등
''1개월 시차'' 가격 상승 시점에 해당
최근 오름폭은 소비자 불만 심화 우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지난해 7월부터 216일 연속 하락해온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가격이 최근 7일째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국제 유가가 반등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국내 석유제품 가격 인상이 너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불만을 토하고 있다. 예전부터 제기해온 ‘내릴 땐 천천히, 오를 땐 빨리’가 증명됐다는 주장이다.

국제 유가(두바이유)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 추이(왼쪽, 단위: 배럴당 달러),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 추이(오른쪽, 단위: ℓ당 원) 자료: 오피넷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424원이다. 지난 5일 1409.74원을 기록한 이후 6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1주일간 15원 상승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 추이와 싱가포르 현물시장(MOPS) 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최근 휘발유 가격이 반등한 시점에 대한 논란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

국제 유가가 전저점을 찍은 시점이 지난달 중순이기 때문이다. 국내 도입 원유의 약 85%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14일 배럴당 42.55달러로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19거래일 연속 상승해 현재는 55달러 수준이다.

정유사들이 가격 결정에 참고자료로 삼는 싱가포르 현물시장(MOPS) 가격 역시 두바이유 가격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정유사들이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온 가격 변동의 근거인 ‘1개월여의 원유 도입 시간차’가 이번에도 똑같이 적용됐다고 볼 수 있다.

국제 유가 반등으로 국내 기름값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 인상폭이 적정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두바이유 가격이 저점을 찍은 시점은 1월 15일부터지만 이후 1월말까지는 등락을 거듭하며 42~45달러선에 머물렀고 이달 들어서야 20%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벌써부터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 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은 소비자의 불만을 불러 올 수 밖에 없다.

SK에너지(096770)와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은 이번 주 휘발유 공급 기준가격을 ℓ당 70원 이상 큰 폭으로 올렸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국제 유가나 MPOS 가격 흐름에 비해 정유사나 주유소의 가격 인상 기울기가 더 가팔랐다”며 “인상폭은 업체별로 갖고있는 가격 정책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