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안전성'으로 中 제친다…경제성도 기술로 추격
by김경은 기자
2024.09.25 15:56:30
이차전재 소재 콘퍼런스 ‘KABC 2024’
최우선은 안전…EV 자동차, 편의 공간으로
EV 배터리 혁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플랫폼
LFP 배터리, 中공급망 따라잡을 기술 개발에 총력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화재로 인한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K배터리가 중국과의 경쟁 포인트를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화하는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원료 공급망에서 근본적으로 중국에 밀릴 수밖에 없는 만큼 제조 공정 기술 고도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도 과제로 꼽혔다.
| 남상철 포스코홀딩스 센터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소재 콘퍼런스 ‘KABC 2024’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SNE리서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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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철 포스코홀딩스 센터장은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주최로 열린 이차전지 소재 콘퍼런스 ‘KABC 2024’에서 “전기차(EV)를 위해 우리는 생각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배터리 혁신은 살만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과 더불어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 개념을 넘어 편리한 공간(Convenience space)으로 변모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oftware-Defined Vehicle) 플랫폼을 위해 배터리 업계도 꾸준한 혁신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의 LFP 배터리에 밀리는 만큼 K 배터리에 필요한 과제로는 기술과 제조 공정 혁신을 꼽았다. 그는 “애초에 인산·황산철 확보 과정부터 중국을 넘어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기는 어렵다”며 “중국이 잠식하고 있는 LFP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한국은 제조 공정에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리튬 필름을 음극으로 사용하는 리튬금속 전지도 고속충전과 에너지밀도를 증대시키기 위해 사용될 것으로 보고 포스코는 이같은 개발 트렌드에 맞춘 원료와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BMTS 신규 브랜드 ‘B.around(비.어라운드)’를 공개한 LG에너지솔루션의 이달훈 상무도 연사로 나서 “화재를 막아야 한다는 신념 하에 안전진단을 꾸준히 개발해왔다”며 “고객 경험과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인 BMS 안전진단 기술 정확도를 90%까지 끌어올린 LG엔솔은 BMTS(Battery Management Total Solution·배터리 관리 토탈 솔루션) 사업을 본격화했다.
전기차의 안전성과 편의성 강화를 위해 배터리사와 완성차 업계의 긴밀한 공생 관계가 필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상무는 “기존 BMS는 한 차량만 진단할 수 있는 반면 클라우드는 모든 차량의 데이터를 모아 서로 비교하고 위험 차량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 완성차 업체들의 데이터 공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MTS는 기존 BMS 기술에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합한 솔루션이다. 여기에 퇴화·수명예측 등이 강화된 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플랫폼을 위한 솔루션도 제공이 가능하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퀄컴 등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SoC(Syetem-on-Chip)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계는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LFP 배터리 시장 진입을 위해서도 숨가쁘게 뛰고 있다.
이존하 SK온 부사장은 전날 SK온의 LFP배터리 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하면서 “현재 배터리 시장은 주행거리뿐만 아니라 급속충전과 안정성이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다”며 “현재 LFP 배터리가 개발돼 있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보완하고 있고 안정성 기술을 미들 니켈이나 코발트 프리 제품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에도 강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가장 선두로 나서고 있는 삼성SDI의 고주영 부사장은 “오는 2027년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인 ‘올 솔리드 배터리’ 상용화를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며 “LFP 배터리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연구 능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빨리 캐치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중국을 뛰어넘을 가격과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금융 지원 역할을 강조했다. 올해 산은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지원과 이차전지 원자재 확보 및 소재 국산화 지원 등 배터리 산업에 5조6000억원의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SNE리서치는 캐즘 영향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오는 2035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규모를 기존 5256GWh보다 낮은 4395GWh로 전망했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이제는 중국의 배터리 산업과 국가 정책을 한국에서 역으로 벤치마킹해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글로벌 자동차 완성업체 도입 계획에 발맞춰 LFP 양산 시점을 앞당기고, 안정성이 향상된 차세대 전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