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두리 기자
2023.06.14 17:12:18
금융위, ‘여전사 글로벌 진출 활성화’ 간담회 개최
김소영 부위원장 "경쟁환경 치열…신성장동력 고민해야”
여전사들 규제로 인한 시행착오도 많아 “지원 절실”
당국이 해결사 될까...이달 중 정책지원방안 마련키로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여신금융업계가 업황 침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금융인프라가 부족한 해외 신흥국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현지 규제로 인해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여전사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지원하기로 하고 이달 중 ‘금융권 글로벌화 정책지원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14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여전업권 및 전문가 등과 함께 ‘여전사 글로벌 진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금융산업 글로벌화를 위한 업권별 릴레이 세미나의 일환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여전사는 안정적인 사업성장을 이뤄왔으나 최근 금융업권 내, 업권 간 경쟁뿐 아니라 핀테크와의 경쟁이 날로 심화하고, 대내외 경제·금융상황도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여전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또 다른 성장동력을 당국과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여전사의 신흥국 시장 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 해외진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여신전문금융사 25개사가 19개국 27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이 중 비씨카드는 2011년부터 추진해 온 글로벌사업을 기반으로 특히 동남아·중앙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K-지불결제’ 시스템을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 산하 지불결제기관과의 제휴 사례(2017년), 인도네시아 국책은행에 대한 매입시스템 공급(2019년)에 이어 최근에는 키르기스스탄 중앙은행 산하기관 매입시스템 공급 등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국민카드는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에서의 현지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해 있다. 자동차, 오토바이 등의 수요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해 리스업, 담보대출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등의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BNK캐피탈은 2014년부터 시작한 글로벌사업을 통해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5개국에 진출 중이다. 최근에는 경쟁이 심화한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더 나아가 중앙아시아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신흥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에는 걸림돌도 있다. 이날 해외시장에 진출해 있는 여전사들은 해외 현지 금융당국의 관련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국이 함께 개선 및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베트남 시장의 경우 올해 베트남 파이넨스사에 대한 영업자산 규모 성장을 전년 대비 12%로 제한하고 있다. 성장률 규제 위반시에는 향후 신용성장률 심사시 불이익을 받거나 수시 감사 및 영업 라이선스 철회 등 페널티를 받게 된다. 신생회사의 경우 현지에 인프라를 구축해도 이후 자산 확대가 제한되는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롯데카드 측은 “향후 신생 회사는 비율이 아닌 총량 기반으로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면서 “소형 금융사는 신용성장률 초과 용인 혹은 추가 성장률 부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해 있는 신한카드는 주재원 부임 절차 간소화를 건의했다. 현재 현지 금융당국 주재원 적격성 심사에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데, 이는 주재원 부임 공백 등을 고려했을 때 과도하다는 목소리다. 이밖에 해외자회사에 대한 신용공여(지급보증 등)에 대한 공시 및 보고도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애로를 겪고 있다. 비씨카드는 중앙아시아 등은 투자 예산 부족으로 사업 추진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존재한다며 대외협력기금(EDCF)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여전사 관계자는 “여전사들이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면 곳곳의 규제 간소화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이번 세미나 논의사항을 토대로 이달 중 전업권 종합 간담회를 개최하고 금융권 글로벌화 정책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