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윤 기자
2024.11.12 15:07:11
트럼프 당선 후 환율 재차 1400원 돌파
관세 부과·재정 적자·레드 스윕에 ‘달러 사자’
‘1400원=뉴노멀’에 외환당국 개입 소극적
내년 1월 트럼프 취임까지 1400원 안착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이후 원·달러 환율은 재차 1400원을 돌파하고 있다. ‘트럼프 시대’에 대한 불확실성, 기대 등이 뒤섞이면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를 더 사두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앞으로 환율 1400원에 대한 우려보다는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봐야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 47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94.85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5.9원 오른 1400.7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4.25원 오른 1399.1원에 개장했다. 오전 10시 30분께는 1403.5원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7일(1404.5원)의 연고점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이날 장 내내 환율은 14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1400원 돌파 이후 안착하는 모습이다.
미국 대선이 종료되고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 6일 이후부터 이날까지 환율은 장중 1400원대를 재차 터치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내각을 본격적으로 조직하기 시작하면서 달러화를 미리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또한 주변 교역국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과 재정 적자 확대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재점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울러 미국 하원의원 선거 개표가 막바지에 들어선 가운데 공화당이 과반수 확보에 더 근접하자 ‘레드 스윕’(Red Sweep)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2시 48분 기준 105.61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4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300억원대를 팔고 있다.
1400원대로 올랐지만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크지 않다. 향후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앞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시대가 열렸을 때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1400원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로 인해 네고도 확연하게 많이 나오는 흐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