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지진 한 달 새 벌써 36번…왜 자주 일어나나[궁즉답]

by김범준 기자
2023.05.15 16:08:17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 규모 4.5 지진
지난달부터 연속지진…"간헐적 지진 가능성"
기상청, '역단층' 원인 추정…진원 31㎞ 깊이
"해역지진 분석 오차 커…추가적 분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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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관계자들이 지진 발생 위치와 진도 분석 자료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15일 오전 6시 27분 37초에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진 발생 10초 뒤인 47초에 지진관측망에 처음 탐지됐고, 관측 6초 후인 53초에 지진속보가 나왔습니다.

이 해역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총 36차례(규모 2.0 미만 미소지진 포함)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지진을 본진(本震)으로 본다면, 앞서 34차례 전진(前震)이 있었고 이날 오전 8시 6분 규모 1.8 여진(餘震)이 1차례 있었던 셈입니다. 다만 이후 규모가 4.5를 넘는 지진이 발생한다면 해당 지진이 본진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날 지진은 올해 들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총 44차례 규모 2.0 이상 지진 가운데 처음으로 4.0을 넘으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1978년 이후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이상 지진은 총 28차례 발생했습니다.

기상청은 이번 동해시 북동쪽 해역 연속지진은 ‘역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역단층은 상반이 위에 자리하고 하반이 밑인 단층으로 횡압력(양쪽에서 미는 힘)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이 현재 이번 지진과 관련해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역단층에서 발생’과 ‘진원의 깊이 31㎞’ 정도입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각인 유라시아판 내부에 자리한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은 대개 진원의 깊이가 10㎞ 내외로 기록돼 왔는데 이보다 깊은 수준입니다.



기상청은 이날 ‘지진전문가 회의’를 열고 “전문가들은 동해시 해역지진이 과거 지진활동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며 역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 중”이라면서 “해역지진의 분석은 오차가 크기 때문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과거 지진사례 수준의 간헐적 지진 발생 가능성은 상존한다”면서도 “일정기간 연속지진으로 발생한 유사사례와 비교해 보면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배제할 수는 없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 해역은 동해에서 강진을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되는 두 단층 중 해저 큰 단층인 후포단층보다는 북쪽이고 대보단층보다는 서쪽입니다. 전문가들은 두 단층은 아직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만약 각각 한꺼번에 붕괴하면 규모 7.0 큰 지진까지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현재 강원권과 동해 중부해역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한반도 지하 단층·속도구조 통합모델’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동해 해역지진의 발생 원인 규명과 24시간 365일 모니터링 등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3일부터 25일 오전 9시까지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 15차례 지진이 연속 발생하자 선제적 대비를 위해 지진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