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펀드로 수익보장" 고객 속여 2억 가로챈 전직 보험설계사

by김보영 기자
2016.09.07 13:51:39

사회초년행 보험고객 6명에게 1억 8000만원 가로챈 혐의
투자금 돌려막기로 의심 피해…"빌린 돈으로 대답" 범행은폐도 시도
警 "추가 피해자 확인 중"

서울 구로경찰서.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사회 초년생 보험 고객들을 상대로 VIP 고객들만 가입 가능한 펀드에 가입시켜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2억원 가까이 가로챈 전직 보험설계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송모(29)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2014년 3월부터 7월까지 자신의 고객 6명에게 현금 5억원 이상 보유자를 위한 VIP 펀드의 투자금 명목으로 1억 80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투자금을 맡기면 다른 투자자들의 투자금과 합쳐 대리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고객들을 꼬드겼다.

송씨는 일부러 금융분야 지식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 고객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또 VIP 펀드에 ‘글로벌 그레이트 컨슈머’라는 명칭을 붙여 신뢰감을 줬다. 보험 고객들은 1인당 2000만 ~ 5000만원 가량을 송씨에게 투자했다.

그러나 VIP 펀드는 존재하지 않았다. 송씨는 피해자에게 받은 투자금을 펀드 수익금으로 가장에 다른 피해자에게 건네주는 ‘돌려막기’로 의심을 피했다.



송씨는 보험설계사 경력만 있을 뿐 투자자 재산을 위탁받아 대리운용할 수 있는 펀드매니저 자격은 없었다. 4년간 보험설계사로 활동한 송씨는 2014년 9월 일을 그만둔 뒤 특별한 직업을 갖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경찰조사에서 “투자수익을 내서 돈을 돌려주려고 했다”며 “풀어주면 (피해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씨는 투자금을 유흥비와 대출비 변제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게되자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이 전화하면 투자금이 아닌 빌린 돈이라고 대답하라”고 시키는 등 범행은폐 시도까지 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2014년 2월에도 같은 수법으로 한 피해자에게 4825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는 한편 피해금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