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통신주, 어쩌다 고꾸라졌나

by이유미 기자
2015.11.10 15:22:16

3Q 통신주 강세였으나 10월 들어 약세
3분기 실적 부진과 LTE 성장세 둔화 우려
외국인, 통신업 5000억 넘게 순매도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한창 잘 나가던 통신주(株)가 지난달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내외 악재에도 내수 방어주로 잘 버티던 통신주지만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롱텀에볼루션(LTE)의 성장세 둔화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초 이후 SK텔레콤(017670)은 13.7%, KT(030200)는 6.0%, LG유플러스(032640)는 10.7% 하락했다. 이 탓에 유가증권시장 통신업지수는 11.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통신주는 지난 3분기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는 동안 강세를 보였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코스피지수는 5.4% 하락한 반면 유가증권시장 통신업은 8.2% 올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 등 대외 요인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동안 통신사들은 내수산업으로 악재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3분기 부진한 실적이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은 실망 매물을 던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는 통신업에서 5178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유가증권시장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기관도 395억원을 팔았다. 특히 외국인은 SK텔레콤을 지난 9월25일 이후 꾸준히 순매도했다. SK텔레콤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2.4%, 8.6% 감소하면서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LG유플러스도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6%, 1.4% 감소해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KT만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7.8% 증가해 기대치에 부합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실망한 것은 LTE 성장 둔화 때문이다. LTE는 지난 3년간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를 높이면서 통신주의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LTE가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선택 요금 할인 등으로 ARPU가 예전만큼 크게 오르지 못했다. SK텔레콤은 3분기 ARPU가 지난해 보다 0.9%, KT 1.2% 상승한 것이 그쳤으며 LG유플러스는 0.8%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SK텔레콤은 ARPU가 전년동기대비 4.3%, KT는 11.2%, LG유플러스는 4.8% 증가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은 통신미디어 시장에서 경쟁을 줄이는 요소로 전체 통신사의 미디어사업 수익률이 좋아질 수 있는 호재이지만 주가가 계속 빠지고 있다”면서 “통신사 전체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모바일사업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투자자들이 호재보다는 모바일 부문 부진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