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종오 기자
2015.11.19 12:55:28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서울과 세종시를 잇는 6차선 고속도로 건설 공사가 이르면 내년 말 첫 삽을 뜬다. 사업비 6조 7000억원을 쏟아붓는 민간 투자사업으로, 4대강 사업 이후 정부가 벌이는 최대 규모의 토목 공사다.
정부는 1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4년 정부 고속도로망 계획에 처음 반영한 이후 사업비 부담 등에 발목이 잡혔다가 11년 만에 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김일평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은 “2009년에 이미 사업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고, 최근 금리가 내리고 민간 여유자금도 풍부해져 추진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 고속도로는 경기 구리시 토평동과 세종시 장군면을 잇는 모두 129㎞ 길이의 6차선 도로로 건설한다. 기존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사이에 놓여 서울 강동구와 경기 하남·성남·광주·용인·안성시, 충남 천안시를 관통하게 된다. 북으로는 구리~포천 고속도로, 남쪽으로는 대전~당진 고속도로와 이어질 예정이다. 세부 노선은 실시설계가 나오는 내년 말 이후 최종 확정된다.
서울~안성 사이 71㎞ 구간 공사를 먼저 시작한다. 이 도로는 내년 말 서울~성남 구간부터 착공해 오는 2022년 개통할 계획이다. 안성~세종 간 58㎞ 도로는 2020년 착공, 2025년 개통 예정이다. 전체 도로가 뚫리면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자동차를 타고 1시간 14분이면 도달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현재는 평일 기준으로 1시간 48분이 걸린다.
이번 건설 공사는 민간 투자사업으로 추진한다. 정부가 토지 보상비 1조 4000억원을 대고 건설사·금융권 등 민간 기업이 나머지 5조 3000억원을 투입해 도로를 깔고 준공 후 30년간 운영하면서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민간 사업자의 최소 운영 수입을 보장하고 초과 이익을 나눠 갖는 손익공유형(BTO-a)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1단계 사업장인 서울~안성 구간의 경우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도로공사가 먼저 공사를 시작하고 2019년쯤 민간사업자에게 사업권을 넘기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교통 정체가 심한 중부고속도로 일부 구간 확장 사업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정부 발표로 부동산시장도 들썩일 조짐이다. 도로 건설 예정지에 1조원이 넘는 보상비가 풀리고 교통망 개선에 따른 집값 상승도 예상돼서다. 건설업계도 당장 내년 상반기부터 쏟아질 대형 공공 공사 발주 물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수도권 남부지역은 기존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서울 강남권에서 분당, 판교, 용인, 수원, 동탄으로 이어지는 ‘경부축 주거벨트’가 형성돼 왔다”며 “인근에 새 도로가 깔리면 기존 주거 축이 더 견고해지면서 주변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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