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뇌물 사실` 주장에 노무현재단 "정치공작 산물, 대답할 가치 없어"
by이수빈 기자
2023.03.17 18:31:58
대검 중수부장 출신 이인규, 회고록 출간
노무현재단 "고인과 유족, 2차 가해 당해"
"정치수사 가해자, 인간적 도리마저 저버려"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의혹의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자신의 회고록에 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하자 노무현재단은 17일 “이인규 씨의 책 내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닌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치검사가 정치공작의 산물이며 완성되지도 않았던 검찰 조서를 각색해 책으로 출판했다”며 “정치수사의 가해자인 전직 검사 이인규 씨에게 노무현 대통령과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 공작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무현재단은 이 전 검사가 오는 20일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내용을 담은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출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공소 시효 만료 시점에 맞춰 무죄추정 원칙과 피의자의 방어권을 짓밟고, 미완 상태에서 중단한 수사라는 사실을 무시한 채 수사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검증된 사실인 양 공표하는 것은 당시 수사 책임자로서의 공적 책임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까지 저버린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재단은 이 전 검사가 주장한 노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이른바 ‘논두렁시계’ 사건으로 알려진 고(故) 박연차 회장이 권양숙 여사에게 피아제 시계 세트를 전달한 것에 대해선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회갑 선물로 친척에게 (시계를) 맡겼고, 그 친척이 노 대통령이 퇴임한 후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했으며 노 대통령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야 시계의 존재를 알고 폐기했다”고 밝혔다.
또 박 회장으로부터 140만 달러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권양숙 여사가 타향살이하는 자녀들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정상문 비서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정 비서관이 박연차 회장에게 100만 달러를 빌린 것이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역시 노무현 대통령은 몰랐던 일”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정상문 총무비서관이 대통령 퇴임 후를 걱정해 특수활동비를 모아놓은 것은 사실”이라며 “노 대통령은 정 비서관의 구속과 관련해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입니다.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입니다’ 라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노 대통령은 위 사실들을 재임 중에 전혀 몰랐으며 일체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외 이 전 검사의 주장에 대해선 “대답할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