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산업 키우려면 공공 '분리발주' 의무화 필요"

by한광범 기자
2020.06.16 14:24:16

블록체인 전문기업 블로코 창업자 김종환 고문
"다른 SW산업들, 공공분리발주로 생태계 키워"
''블록체인 기반'' 기보 전자약정서 구축사례 소개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블록체인 산업의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선 다른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로 공공 부문에서의 ‘분리발주’가 의무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블록체인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부가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16일 서울 삼성동 위워크 삼성점에서 열린 ‘블록체인 기술 전문기업’ 블로코 기자간담회에서 김종환 상임고문은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선결과제를 이 같이 설명했다. 블로코 공동창업자인 그는 “많은 소프트웨어산업이 공공부문에서의 분리발주가 의무화되며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며 “분리발주가 된 후 사고가 났을 때도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블로코 상임고문. (사진=이데일리)
김 고문은 블록체인 산업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지적했다. 그는 “가상자산의 성격과 정의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서비스 유형과 산업에 따른 권한과 한계에 대한 해석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공개된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개발자 교육과 산업 역량 확충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제 표준화를 지원하고 표준 기술력 향상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클라우드 특별법 내 ‘서버리스 컴퓨팅’이나 ‘블록체인’ 등의 용어를 명시적으로 표현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자체 블록체인’과 같은 원천 기술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선결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자체적은 오픈소스 베이스가 필요한지에 대한 전략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블로코는 사업 전략 및 비즈니스 진행 사항을 소개하고 블록체인 적용 사례와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소개했다. 블로코는 주요 블록체인 구축 사례로서 △인증(블록체인 기반 생체인증/PIN인증 서비스 구축, 자회원가입신청서 문서인증(TSA) 시스템 구축, 모바일 및 PC 웹 기반 간편 로그인 시스템 구축, 블록체인 기반 신한금융그룹사 내 표준화된 통합인증 체계 구축) △SCM (블록체인 기반 물류사업 모델 개발 납품 및 용역) △IoT(스마트팩토리 환경에서의 IoT Gateway 블록체인 기반 보안) △결제(분산원장기술 기반 소액결제 모의테스트 용역) △공전소(블록체인 기반 보안서약서 관리 시스템 구축) △포인트통합(포인트 정산/대사 구현) △부동산종합공부(블록체인 클라우드 기반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KRAS) 시범 사업) 등을 소개했다.



김원범 블로코 대표. (사진=이데일리)
김충호 플랫폼사업팀장 최신 블록체인 적용 사례로, 기술보증기금의 ‘전자약정 및 웹 서비스 통합플랫폼’ 구축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기보는 블로코의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대국민이 체감 가능한 블록체인 TSA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향후 위변조에 대한 걱정 없는 블록체인 인증서(DID)로 대체 적용이 가능하며, 향후 다양한 업무에 유연하게 확대 적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블로코가 소개한 정부출연 기보의 ‘전자약정 및 웹 서비스 통합플랫폼’은 국내 공공기관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시점확인(TSA, Time Stamping Authority) 도입 사례로서, 기존에 대면으로 진행하던 상품 설명 및 상담, 신용 정보 제공 동의, 신용 심사 등의 약정 업무를 블록체인 기술 기반 전자약정 플랫폼을 통해 고객 편의 중심의 비대면 계약 진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보가 전자약정서 발행을 위해서는 먼저 원본 생성 이후 타임스탬프 발급을 요청하고, 타임스탬프 토큰 생성, 트랜잭션 생성, 블록체인 등록 이후 응답 메시지 생성, 약정 내용을 문서 통합 서버에 등록해야 한다. 전자 서고에는 사본과 원본 보관 저장소를 각각 두어 분리 보관하며, 원본 내용을 열람하여 타임스탬프 발급 기록을 확인하거나 조회할 수 있으며, 대외 기관에서 전자약정서 증명을 요청할 경우, HASH 비교를 통한 원본 검증 후 배포할 수 있도록 해 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관리자는 ‘문서 주소’로 블록체인 조회와 결과를 확인하여 전자약정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

김원범 대표는 “블로코가 개발한 제품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반제품 형태가 아닌 풀 패키지 제품을 공급한다. 타사 대비 안정적인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로코는 블록체인으로 데이터에 신뢰(Trust)를 더해, 데이터에서 가치를 입히고자 한다. 더 많은 데이터가 개인 간, 기업 간, 정부 간에 투명하게 공유되고 활용되는 에코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파괴적 협력’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술의 표준화와 다른 서비스와의 연동이 중요한데, 자사의 아르고로 그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설립된 블로코는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플랫폼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GS(Good Software) 인증을 획득한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이다. 블록체인 관련 다양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엔진과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2015년 기업용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인 코인스택(COINSTACK) 출시에 이어, 지난해엔 오픈소스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아르고(Aergo)를 선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