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6.04.21 15:13:31
애플코리아-수리업체 간 불공정약관 시정
일방적인 수리계약 취소 금지, 배송 지연에 책임부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AS를 받으려는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많이 받았던 애플이 아이폰 등 제품 수리 계약서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 애플은 일방적으로 수리 계약을 취소할 수 없게 됐고 배송이 지연될 경우 관련 책임이 부과된다.
공정위는 21일 애플코리아가 국내 9개 공인 수리업체(유베이스, 트바, 동부대우전자서비스, 피치밸리, 대화컴퓨터, 맥스퀘어시스템, 앙츠, 비욘드테크, 종로맥시스템)와의 위·수탁 계약서 상 20개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이 약관의 불공정 조항이 시정된 것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이다.
애플이 언제든지 사전 통지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애플은 수리업체의 부품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애플은 수리업체에 부품이나 리퍼 제품(중고품을 수리한 재생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배송이 늦어지거나 제품을 확보하지 못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주문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으며 배송 지연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
또 수리업체는 애플코리아가 자의로 대체 부품을 공급하면 이를 받아들여야 했지만, 앞으로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계약서를 영문으로 작성한 뒤 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한국어 번역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앞서 공정위는 아이폰 수리 과정에서 소비자가 겪는 불편의 상당 부분이 수리업체와 애플코리아 사이 수리 위·수탁계약서 상 불공정약관에 따른 것으로 파악해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