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가 살렸다.."하반기 혁신제품 승부수"
by성문재 기자
2015.07.30 17:00:10
2Q 반도체 영업익 3.4조..5년만에 최대치
갤럭시S6 기대 못미쳐.."엣지 등 혁신 지속"
하반기 3세대 V낸드 출시..수익률 개선 집중
주당 1000원 현금배당 결정..특별배당은 없어
| 삼성전자의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단위: 조원, 자료: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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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김자영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세 분기 연속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2분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음에도 반도체 부문이 지난 2010년 3분기 이후 5년여만에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6조897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30일 밝혔다. 전년 동기(7조1873억원)보다는 4% 감소했지만 전분기(5조9793억원) 대비로는 15%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48조5375억원, 당기순이익은 5조752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3%, 8% 감소했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3%, 24.4% 늘어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로화와 이머징 국가의 통화 약세 등 불안한 경제상황이 지속됐지만 반도체 실적 호조와 소비자가전(CE) 사업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사업부문별로 반도체 부문은 매출 11조2900억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30.1%. 2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지만 모바일·서버를 중심으로 메모리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14나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 공급 증가와 고부가 LSI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호재로 작용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매출 6조6200억원, 영업이익 5400억원을 냈다. UHD TV 등 대형 프리미엄 TV 패널 판매는 증가한 반면 스마트폰용 OLED 물량이 감소해 전분기와 엇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보통신·모바일(IM) 부문은 매출 26조600억원, 영업이익 2조76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6를 본격 출시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작년 2분기에는 IM 부문에서만 4조4200억원을 벌어들인 바 있다.
CE 부문은 매출 11조2000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영업적자의 굴욕을 씻어냈다. SUHD TV 등 신제품 본격 출시로 인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력 제품의 판매 호조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시설투자에 총 5조9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반도체 3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1000억원 등이다. 상반기 누적 시설투자는 1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0조3000억원 대비 약 30%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V낸드 등 첨단기술 리더십 강화,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효율성 제고를 위해 추가 투자할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하반기에는 예년 대비 IT산업의 전형적인 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이 약화되는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예상된다”며 “안정적인 미래 성장기반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엣지와 같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혁신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에도 아몰레드(AMOLED)나 대화면을 적용해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개할 예정인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플러스의 흥행 정도가 삼성전자의 3분기 IM부문 실적 개선 여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반도체 사업에서는 3세대 V낸드를 10월까지 출시하고 14나노 파운드리 공급을 늘려 수익률 개선에 치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자 측은 “CE부문은 S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목표로 북미 등 선진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액티브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혁신제품의 판매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날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중간배당(500원)의 2배 수준이다. 이 전무는 “그동안 연간배당의 기말 편중을 완화하기 위해 고민했고, 중간배당 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며 “이번 중간배당 인상폭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런 목표 하에 첫걸음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5년 기말배당은 올해 경영여건 및 투자증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특별배당 지급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3.80% 하락한 121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약세는 실적 부진보다 주주환원정책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못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객관적으로 봤을 때 현대차나 SK하이닉스보다는 주주환원정책이 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