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잔칫날, 초대받지 못한 노사정위원장

by이지현 기자
2015.03.10 15:08:22

한국노총 창립 69주년 기념식 노사정 인사 집결
이기권 고용부 장관 국무회의도 미루고 참석해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초대 못받아 불참
한국노총 "돌출발언으로 안전 문제 우려해 배려"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의 사회적 합의 시한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동계를 대표하는 한국노총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간에 미묘한 줄다리가 눈길을 끈다.

한국노총 창립 69주년 행사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축하사절단으로 이석현 국회 부의장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김영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노사정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국무회의 참석마저 차관에게 맡긴 채 행사장을 찾았다. 이석현 국회 부의장은 “최근 발목을 다쳐 지팡이를 짚고 나왔다. 앞으로 비정규직을 축소하고 최저임금을 올려 노동자들이 활짝 웃을 수 있게 하자”고 말해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 창립 69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날 행사’에서 주요인사들이 축하떡을 자르고 있다. 김영주(왼쪽 두번째부터) 국회 환노위 위원장,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석현 국회 부의장,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유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박지원(오른쪽 두번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한대욱 기자]
하지만 이날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위원장의 다른 일정과 겹쳐 부득이하게 최영기 상임위원이 대신 참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진짜 불참 이유는 따로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 사연은 이렇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열린 한국노총 정기대의원대회 축사에 나섰다가 야유를 받았다. 이날 김 위원장은 “여러분은 집행부의 일부이고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다. 만약의 집행부가 잘못된다면 그것을 여러분의 책임”이라고 질책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 중간 중간에는 ‘마이크 꺼’라는 참석자들의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지난해 기념식 때도 비슷한 일이 있어 올해는 아예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다”며 “만약 이번에도 현장에서 돌발발언을 했다가는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배려차원에서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