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아세안 관계, 3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격상

by박종화 기자
2024.10.10 14:05:20

尹 방문 계기 ''포괄적 양자 동반자 관계'' 수립
韓-아세안 국방장관 회의 개최…퇴역함 인도도
아세안 미래 인재 4만명 육상
尹 "북핵 존재하는 한 韓-아세안 평화 달성할 수 없어"

[비엔티안(라오스)=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양자 관계를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정치·안보와 경제, 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열고 양자 관계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양측이 대화 관계를 맺은 지 35년 만이다. 포괄적 양자 동반자 관계는 아세안의 외교 관계 중 최고 수준으로 한국을 포함해 6개 나라만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중시 외교를 이어가는 가운데 공동 번영의 파트너로서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 전 세계는 아세안의 다양성, 젊고 활기찬 인구, 풍부한 차세대 에너지 자원에 주목하고 있다. 아세안이 역동 발전하고 번영 이뤄나가는 여정에 대한민국이 늘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윤 대통령은 정치·안보와 경제, 사회·문화를 3대 협력 방향으로 제시했다. 안보 분야에선 다음 달 한-아세안 국방장관 회의를 최초로 대면 개최해 국방당국 간 소통을 강화한다. 또한 아세안 국가에 한국 퇴역함을 양도하는 등 해양안보 협력도 확대한다.

디지털 전환과 기후 변화 대응 등 지속 가능한 발전도 공동 모색한다.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해 아세안 국가의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전문가 양성을 돕는다. 친환경 디지털 미래 구축을 위한 스마트시티·스마트 모빌리티 확산에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사회·문화 분야에선 인적 교류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 정부는 아세안 미래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5년 간 4만 명을 육성하고 이공계 첨단분야(STEM) 장학생 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한다.

이날 회의에선 한반도 안보 문제도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 위협이 존재하는 한 한국과 아세안의 진정한 평화는 달성할 수 없다”며 “북한의 핵 도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단합된 의지와 행동만이 역내 평화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북아시아는 물론, 아세안을 포함한 인태지역 구성원 모두의 평화와 반영에 기여하는 통일 한반도를 달성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