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는 게 애국"이라던 트럼프, 본인 소유 호텔서 안 썼다
by김민정 기자
2020.07.23 14:15:15
| “마스크 쓰는 게 애국”이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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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소유한 호텔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타났다. 이날은 그가 트위터에 “마스크를 쓰는 게 애국”이라고 쓴 날이다.
22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노(No) 마스크’ 행보는 공화당 소속 메디슨 커 손 노스캐롤라이나 의회 의원의 후보자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됐다.
이 영상에는 지난 20일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에서 연 기금모금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없이 나타나 후원을 맞이한 장면이 담겨있다.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가까이 서 있던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여러 인사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 (사진=메디슨 커 손 노스캐롤라이나 의회 의원 인스타그램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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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을 땐 마스크를 쓰는 게 애국적인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얘기한다”라며 “여러분이 좋아하는 대통령인 나보다 더 애국적인 사람은 없다”고 강조한 날이기 때문에 더욱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마스크 신봉자”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이 마스크를 쓴 모습을 공개적으로 노출하기를 꺼려왔다. 지난 11일 군병원 방문 때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될 정도였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마스크 착용 권고’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는 데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호텔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명백히 워싱턴DC의 규정 위반이다. 시는 호텔의 로비와 공용구역에선 마스크 착용과 6피트(약 1.8m) 거리두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워싱턴DC 당국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을 방문해 조사에 나섰다.
조사관은 규정상 위반 사항을 직접 적발한 경우에만 벌금을 부과하거나 경고를 할 수 있는데 조사관이 방문했을 당시에는 모든 직원과 방문객들이 제대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의 총 인구수는 70만 명에 불과한 반면 현재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1000여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