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경제인들 "새해 韓GDP성장률 2.5%그칠것..정부 압박보다 규제 완화가 혁신 만들어"

by양희동 기자
2019.01.25 15:28:26

한독상의, ''2019 이코노믹 아웃룩'' 행사 개최
독일무역투자진흥청 대표 "한국 성장률 하락"
혁신이 유일한 대안..규제 완화와 자유가 필요

한독상의가 지난 24일 진행한 ‘이코노믹 아웃룩’ 행사 2부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플로리안 콜바허(Florian Kohlbacher) ‘더 이코노미스트’의 동북아지부 총괄이사, 장동선 현대자동차 미래모빌리티개발팀 책임연구원, 박병관 프라운호퍼 한국대표사무소 대표, 마르크 보벤슐테(Marc Bovenschulte) 베를린 혁신기술연구소(iit) 대표. (사진=한독상의)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일 경제인들이 새해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지난해 2.7%보다 낮은 2.5%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 근거로 반도체 호황의 종말과 국내 실업률 증가, 미·중 무역 전쟁 심화 등을 꼽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은 정부의 지원이나 압박보다는 규제 완화와 자유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독일 경제인들은 입을 모았다. 또 한국 기업만 우선시하는 규제의 축소와 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대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독상공회의소(KGCCI)는 지난 24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2019 이코노믹 아웃룩’(Economic Outlook) 행사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한국 경제를 평가하고 전망하는 이번 행사에선 바바라 촐만(Barbara Zollmann) 한독상의 대표 등 약 100명이 참석해 진행됐다.

행사 1부에서는 한-독 관계와 한국의 경제 현황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다. 슈테판 아우어(Stephan Auer) 주한독일대사는 오랜 기간 지속돼 온 독일과 한국의 경제적 관계를 강조했다. 아우어 대사는 “앞으로 양국 간의 사업적 협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은 제조, 물류 및 ICT 분야를 디지털화하고 에너지분야를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성을 증대하는 4차 산업 혁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독일기업들로 인한 직·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가 10만개에 달한다며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비관세 무역 장벽과 한국 기업만을 우선시하는 ‘코리아온리(Korea only)’ 규제의 축소를 포함해 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대우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알렉산더 히어슐레(Alexander Hirschle) 독일무역투자진흥처(GTAI) 한국 대표는 “2019년 한국의 GDP 성장률이 하락해 약 2.5%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부정적 전망은 △미중 무역 전쟁의 심화 △한국의 실업률 증가 △반도체호황의 종말 등 경제 활동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위험요소로 인해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나아가 5G(5세대 이동통신)과 전기 차량 및 자율 주행 차량,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얼마나 빠르게 기존 핵심 산업들이 대체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행사 2부에서는 ‘더 이코노미스트’의 플로리안 콜바허(Florian Kohlbacher) 동북아지부 총괄이사의 진행으로 ‘이노베이팅 코리아’에 관한 공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금전적 지원이나 압박 보다는 규제완화와 자유를 통해 혁신이 만들어진다”는 주장에 의견이 모아졌다.

토론에 참여한 마르크 보벤슐테(Marc Bovenschulte) 베를린 혁신기술연구소(iit) 대표는 “한국과 독일은 모두 혁신주도 국가”라며 “양국은 전통적인 중소기업과 하이테크 창업 기업 간의 협력을 강화하여 경쟁력을 향한 자극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성취하기 위해 독일의 많은 산업들이 ‘독일 공학(German Engineering)’에서 ‘영원한 베타(Permanently Beta·프로그램의 개선 및 업데이트가 수시로 이뤄져 별도의 완성품 배포 체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로의 생산 패러다임의 변화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관 프라운호퍼 한국대표사무소 대표는 “한국에는 혁신에 대한 강한 압박이 존재해 왔다”며 “점점 확산되는 오픈 이노베이션 트랜드는 외국계 기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동선 현대자동차 미래모빌리티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사내기업가(Intrapreneur)로서 사업가(Entrepreneur)와 비교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바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빠른 실패(Fast Fail)’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작업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