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의혹·의혹.. 속속 드러나는 朴 내각 '속살'
by박수익 기자
2013.02.20 18:50:15
| [이데일리 권욱 기자]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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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수익 김진우 기자]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박근혜 정부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숱한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인준 여부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 황교안 법무, 김병관 국방,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 가운데 의혹이 집중되는 ‘4대 뜨거운 감자’다. 청문회 대상은 아니지만,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도 논문표절을 시인하는 등 비난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정홍원 총리후보자는 20일 청문회에서는 국정운영능력에 대한 현안 질문이 오고 갔지만, 21일에는 본격적인 도덕성 검증대에 오른다. 정 후보자는 김용준 전 총리후보 낙마 이후 상대적으로 청문회 과정이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10여개에 이르는 만큼 낙관하긴 이르다는 전망이다.
우선 정 후보자가 부산지검에서 검사로 재직할 당시 부산 재송동 법조타운 대지를 사전 매입,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또 정 후보자가 담당검사였던 ‘수서비리사건’과 연관있는 한보철강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의혹도 추가됐다. 이에 대해 정홍원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민영주택을 분양받는 주택청약예금에 가입했고 1992년 공개분양한 아파트를 청약해 분양받은 것”이라며 “1991년 진행된 한보그룹 수사와도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외에 아들 디스크 병역면제 논란, 경남 김해 부동산 투기 의혹, 현대전자 주식투자 논란, 중앙선관위 재직 당시 부인동반 외유성 출장 의혹,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재직당시 관용차 사적이용 논란,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시절 과도한 전관예우 여부, 국민주택 1순위 유지 위한 위장전입 등도 지금까지 거론된 사안들이다.
정 후보자는 특히 본인에 대한 의혹 외에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논란이 되는 장관후보자들에 대한 임명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되고 있다. 정 후보자가 20일 청문회에서 ‘새 정부 조각에 제청권을 행사했다’고 밝힌 만큼 장관 후보자들의 대거 낙마사태가 나타날 경우 책임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야당이 ‘의혹 백화점’으로 지목하고 있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물론,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도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낙연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현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주말과 공휴일에 서울시내 호텔 등지에서 총 42차례에 걸쳐 616만원의 판공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업무경비 사적유용 논란 등으로 자진하차한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케이스와 유사한 경우다. 현 후보자는 또한 2009년 3월13일부터 4월7일까지 대우인터내셔널 사외이사로 일하며 875만원의 급여를 받아 겸직을 금지한 KDI 정관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국적을 회복한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미국 시민권 포기를 미국 정부가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이중국적으로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중앙정보국(CIA) 외부자문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일을 했기 때문에 시민권 포기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시민권 포기가 가능하더라도 미국 국무성의 심사가 보통 2~3개월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미국국적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수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사청문회 대상자는 아니지만 논란의 중심에 섰던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사논문 표절 의혹과 ‘섹스 프리 관광특구’ 등 과거 말실수에 대해 공식사과했다. 허 내정자는 “1999년 논문 작성 당시, 논문작성 방법이나 연구윤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연구윤리 기준을 충실히 지키지 못한 점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정치를 하는 과정에서 저의 부덕의 소치로 때로는 말로 때로는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본의 아니게 여러 사람과 특히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적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