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솔바이오, 코스닥 이전상장 재도전...수익성·기술력 입증하며 ‘청신호’
by유진희 기자
2026.07.01 09:01:03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혁신 신약개발 기업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이하 엔솔바이오)가 코스닥 이전상장을 본격화한다. 과거 새로운 모달리티(치료 수단)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보수적 시각 탓에 고배를 마셨던 것과 달리, 이번 재도전은 핵심 파이프라인의 가시적 성과와 탄탄해진 재무적 모멘텀이 뒷받침돼 있어 청신호가 켜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엔솔바이오는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상장 대표 주관사를 기존 하나증권에서 신한투자증권으로 변경하고 시장 공략에 다시 나선다. 이달 주관사 변경 절차를 마무리지은 엔솔바이오는 상장 전략을 재정비해 올 하반기 중 기술성 평가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 엔솔바이오의 성공적인 코스닥 진입을 점치는 이유는 앞선 도전과 달리 철저한 준비가 됐기 때문이다. 첫 번째 근거는 핵심 파이프라인의 성공적인 후기 임상 진입과 글로벌 시장의 확고한 신뢰다.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인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 ‘P2K’(미국명 SB-01)는 미국 임상 3상을 마치고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제출했다. 미국 파트너사인 스파인 바이오파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가속승인 협의를 추진하는 동시에 두 번째 임상 3상 준비를 위한 자금 조달에 착수했다. 미국의 저명한 척추 외과 전문의 제프리 로 박사는 SB-01을 척추 치료의 미래이자 표준 치료법으로 지목해 글로벌 가치를 증명했다. 세계 퇴행성 디스크 시장이 2030년 500억 달러(약 69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축인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E1K’(엔게디1000) 역시 국내 대규모 임상 3상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엔솔바이오는 삼성서울병원에서 E1K 임상 3상의 첫 환자 투여(FPI)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환자 모집에 돌입했다. 이번 임상은 소염진통제가 듣지 않고 수술 전 단계에서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인 ‘KL 3등급’ 중등도 환자 358명을 공략한다.
E1K는 독자적인 인공지능신약발굴시스템(ESAIDD)을 통해 도출된 물질이다. 골관절염 유발 핵심 인자인 ‘TGF-β1’(전환성장인자-베타1)과 선택적으로 결합해 연골 파괴 신호는 차단하고 보호 신호는 보존하는 고유의 ‘신선조’(신호경로 선택적 조절)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동물실험 및 반려견 시판을 통해 근본적 골관절염 치료제(DMOAD)로서 유효성을 먼저 증명했다. 동일한 분자 구조의 반려견 치료제 ‘조인트벡스’가 6년간 950마리의 데이터에서 87.6%의 임상적 개선 효능을 보이며 시판 데이터를 확보한 점이 대표적이다.
더욱이 E1K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현지 임상 3상 진입을 위한 사전 임상시험계획(Pre-IND) 최종 답변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규제 완화를 이끌어냈다. FDA는 한국의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시설 의약품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화학·제조·품질관리(CMC) 배치 자료 기준도 완제품 2개 라인 수준으로 대폭 완화했으며 국내 유전독성 데이터도 공인했다. 이 덕분에 미국 임상 추진 시 소요되는 수백억원의 비용과 수년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마련됐다.
바이오 벤처의 최대 약점인 재무적 불확실성을 완벽히 해소하고 확실한 수익성도 확보했다. 엔솔바이오는 지난 3월 국내 중견 제약사 리더스코스메틱과 체결한 E1K 한국 독점 판권 계약(고정기술료 기준 1000억 원 규모)에 따른 선급금 40억원을 이달 전액 수령했다. 한국 시장 비중이 세계 시장의 1% 미만임을 고려할 때 글로벌 판권 가치는 최소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이 E1K 국내 선급금과 P2K 적응증 확대 계약 선급금 60억원 등을 포함해 올해 약 10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임에도 이미 확실한 매출 성과를 입증해 낸 셈이다.
자본시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통한 실탄 장전도 끝마쳤다. 엔솔바이오는 알테오젠(196170)의 초기 성장을 이끈 주역이자 최대주주인 스마트앤그로스 형인우 대표를 대상으로 49억 9999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형 대표 측은 이미 약 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이번 추가 수혈로 지배구조를 공고히 지탱해 줬다. 주당 발행가액 1만 260원에 발행되는 신주는 1년간 전량 의무 보호예수돼 상장을 앞둔 회사의 유동성과 재무 건전성을 완벽히 다져놨다.
풍부해진 자금력을 바탕으로 항암 및 뇌질환 분야로 신규 플랫폼 영역을 넓히며 기업의 미래 가치도 한층 끌어올렸다. 엔솔바이오는 국내 핵의학 전문기업 새한산업과 비소세포폐암 마커 트롭투(Trop-2) 타깃 펩타이드 ‘D1K’를 활용한 펩타이드 방사성의약품(PRC) 공동개발 및 사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기존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펩타이드-약물 접합체(PDC)의 최대 난제인 ‘링커 절단’ 기술 한계를 극복한 혁신 플랫폼이다. 세포 내로 이입된 후 별도의 절단 과정 없이 방사능 에너지로 암세포 DNA를 직접 파괴하므로 정상세포 독성 위험을 원천 차단한다. 유세포분석기(FACS) 실험 결과 D1K는 비소세포폐암 세포에서 32.3%의 우수한 내재화 효율을 증명한 반면 정상세포인 양막상피세포 내 이입은 일어나지 않았다. 안전성이 입증된 셈이다. 엔솔바이오는 이 기술을 통해 글로벌 정밀의료 시장의 중심인 PRC 및 진단·치료를 동시 구현하는 테라노스틱스 분야로 영토를 확장했다.
더불어 이번 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차세대 먹거리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M1K’와 삼중음성유방암(TNBC) 치료제 ‘C1K’의 임상 비용으로 선제 투입된다. 현재 골관절염 치료제 E1K와 경구용 비만 치료제 ‘H1K’ 모두 글로벌 빅파마들과 기술이전(L/O)을 위한 사업개발(BD)이 긴밀히 진행 중이어서 향후 대형 성과가 도출되면 상장 추진에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김해진 엔솔바이오 대표는 “신한투자증권의 바이오 기업 상장 역량과 당사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성과가 시너지를 내어 이번에는 성공적인 이전상장을 이뤄내고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