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금 파티에 영수증도 안 줘"..‘웨딩 바가지’ 민원 폭증(종합)
by윤정훈 기자
2024.07.15 15:36:44
최근 3년 웨딩 민원 1010건…매년 증가추세
계약불이행, 옵션 끼워넣기 등 비용 피해 대다수
중소예식장 수 감소와 물가상승에 웨딩비용 급증 탓
정부, 결혼대행업 표준약관 및 가격 표시제 도입 예정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A씨는 결혼 준비 대행업체에 비용을 모두 지불했는데 대행업체가 파산해 수백만원의 손해를 봤다. 대행업체와 연결된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업체가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예약사항을 이행하지 않아서다.
B씨는 웨딩홀과 200인분 식대를 보증계약하고, 200명(소인 20명 포함)의 하객이 방문했지만 당일 추가 비용을 청구 받았다. 웨딩홀 측에서 소인 20명은 별도 계약이 없는만큼 추가비용을 지불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예비 신혼부부들이 웨딩홀과 스드메, 사진촬영 등 예식준비 과정에 민원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결혼 준비 비용이 상승하면서 ‘웨딩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1월에서 3월까지 접수된 웨딩업 관련 민원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2%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최근 (2021년 4월~2024년 3월)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웨딩업 관련 민원도 1010건에 달한다.
주로 민원을 넣는 연령대는 30대가 전체의 61.4%를 차지했다. 민원유형별로 보면 업계별로는 △예식장업(514건) △결혼 준비 대행업(144건) △촬영업(143건) △드레스·예복·한복업(67건) △미용업(22건) 순이며, 소비자 불편 및 피해 내용별로는 △계약해제(397건) △계약불이행(293건) △비용(176건) 순이다.
결혼비용 급증은 물가 상승과 예식장 업체의 감소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코로나19 기간 결혼식이 급감하면서 중소 예식장이 대거 폐업했고, 남은 예식장에 사람이 몰리면서 가격은 올랐다. 강남의 주요 예식장의 식대는 7만~8만원으로 코로나19 전 대비 2배가량 뛰었다.
스튜디오 촬영과 결혼식 영상 촬영 등 중소 업체도 ‘옵션 장사’를 통해 사실상 오른 가격을 받고 있다. C씨는 “결혼식 앨범 구성이 완료되자 가격을 안내해줬는데 기본이 20장이고 그 이상은 장당 3만3000원이라는 걸 당일에 알았다”며 “사진을 빼겠다고 했으나 기본 20장만 선택하면 수정본 받는 순위가 뒤로 밀린다고 했고, 액자도 필수 구매였다. 추가 항목별 비용이 계약서에 나와 있지도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권익위에 촬영업 관련 주요 민원 사례로 △촬영 후 결과물 미제공 △수정할 사진 선택·결제 후 사진 매수 변경 불가 △추가금 사전 고지 미흡 등 문제가 제기됐다. 드레스와 한복 대여 시에도 △드레스 도우미·가봉 비용 현금 결제 요구 및 현금영수증 미발급 △추가금 사전 고지 미흡 등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 예식업 관련 불편피해 내용 민원현황(사진=권익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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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는 이번 웨딩업 관련 민원 분석 결과를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 관계기관에 전달해 결혼 준비 대행업 표준약관 마련, 결혼 서비스 가격 표시제 도입 등 웨딩업 소비자 권익 향상을 위한 업무 추진에 참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한국소비자원 사이트에 웨딩홀 대여비와 스드메 등 가격을 공개해 사전 비교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결혼준비대행업 표준 약관을 마련해,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면책 조항이나 과다한 위약금 설정 등 피해도 예방한다.
결혼 비용 경감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시설을 예식공간으로 개방한다. 또 한국전력 아트센터 등 공공기관 직원용 예식시설도 올해 말부터 일반에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