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터널 나왔다…패션업계, 4분기 보복소비 ‘훈풍’ 기대

by윤정훈 기자
2021.11.11 16:23:52

단계적 일상 회복과 소비 심리 회복에 실적 개선세 뚜렷
아미, 메종 키츠네, 메종 마르지엘라 등 신(新)명품 실적 견조
삼성 SSF샵, 신세계 SI빌리지, 한섬몰 등 온라인몰 고성장
4분기 추운 날씨에 보복소비 겹쳐 호실적 기대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던 패션 업계가 어둡고 길었던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는 모양새다. 패션업계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 효과에 힘입어 3분기 완연한 회복을 나타냈다. 4분기에도 삼성물산(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F&F, 한섬,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등 패션 기업은 이른 한파와 보복소비 덕에 호실적이 기대된다.

신사동 가로수길 메종키츠네 플래그십 스토어(사진=메종키츠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3분기 3750억원 매출액, 영업이익 1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0억원 가량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의 ‘신(新) 명품’으로 꼽히는 아미(AMI), 메종키츠네, 톰브라운 등은 전년 대비 150% 증가한 매출을 기록하며 패션 부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더불어 올해 7월 리뉴얼한 SSF샵을 통한 온라인 매출도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오프라인 효율화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등의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한 바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해외패션의 약진에 힘입어 3분기 전년대비 102.8% 증가한 1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해외패션 부문은 15% 증가하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메종 마르지엘라, 알렉산더왕, 셀린느, 아크네스튜디오 등 신세계인터의 브랜드는 MZ세대의 인기에 힘입어 견고한 매출을 달성했다.

온라인몰인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는 해외명품, 국내 여성복, 코스메틱, 자주의 고른 성장으로 전년 대비 38.9%의 높은 성장한 4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추후 라이브커머스 확대 및 럭셔리 MD 강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쿠론이 배우 신민아와 함께 아이러브민아 캠페인을 전개한다(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MLB’와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디스커버리’를 전개하는 패션기업 F&F는 3분기 3289억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9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9%에 달한다. 명품이 아닌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가 냈다는걸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F&F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중국 현지에서 오프라인 매출로만 1131억원을 기록했다. MLB가 특유의 ‘로고 플레이(로고가 돋보이는 디자인)’를 통해 중국의 새로운 소비층인 ‘주링허우(1990년대생)’ 세대를 잘 공략한 덕분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964억원 매출과 41% 늘어난 3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온라인 채널 매출은 전년비 41% 성장하며 전체 매출 비중의 23.3%를 차지했다. 여성복에서 랑방컬렉션과 더 캐시미어는 전년 대비 40%, 60% 성장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박철규 전 삼성물산 사장을 해외패션부문(사장)으로 영입한 한섬은 국내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해외 브랜드를 키울 방침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왁·지포어 등 골프웨어 브랜드의 약진에 적자폭을 대폭 줄였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늘었고, 영업손실은 5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임박한 수준이다. 이외 김정숙 여사가 들고 다닌 제품으로 알려진 핸드백 브랜드 쿠론, 오징어게임에 출연한 배우 정호연을 모델로 쓴 에피그램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인 4분기 시작이 추운 날씨로 시작해서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며 ”명품과 골프 브랜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의 약진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