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구조개혁 안하면 답 없다…20년 뒤엔 잠재성장률 0%대로
by장영은 기자
2024.12.19 12:00:00
한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발표
국가경제 ''기초체력'' 잠재성장률 급격히 하락
2000년대 초반 5% 안팎서 2024~2026년 2% 수준으로
"이대로면 2030년 1%초중반·2040년 후반엔 0.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현 추세대로 간다면 15~20년 후에는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이 0%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될 때쯤이다. 구조개혁을 통해 적시 대응하지 많으면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19일 발간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4~2026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 수준으로 추정된다면서, 현 추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잠재성장률 장기 추세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2030년대 1% 초중반에서 2040년대 후반쯤에는 연평균 약 0.6%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내외에서 2010년대 들어 3% 초중반으로 하락한 데 이어 2016~2020년에는 2% 중반으로 낮아졌다. 배병호 한은 경제모형실장은 “우리 경제의 혁신 부족과 자원배분 비효율성 등으로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가 낮아지는 가운데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 성숙기 진입에 따른 투자 둔화 등으로 노동 및 자본 투입 기여도가 감소하면서 잠재성장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출생, 고령화의 급격한 진행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세가 둔화하는 구조적인 요인에 노동투입 기여도가 점차 하락한 것이 잠재성장률 하락에도 큰 영향을 미쳤으며, 향후 하향 추세에도 주된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잠재성장률 하락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문제가 아니라, 향후 구조개혁을 통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고 배 실장은 강조했다.
△혁신 생태계 조성 △수도권 집중 완화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 등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논의돼 온 구조개혁이 성공적으로 시행된다면 잠재성장률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2040년대 후반까지 봤을 때 △총요소생산성 향상은 0.7%포인트 △출산율 제고는 0.1~0.2%포인트 △여성·고령층 노동생산성 향상은 0.1%포인트의 잠재성장률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배 실장은 “예측 모형의 특성상 별도로 추정됐기 때문에 각각의 잠재성장률 개선 효과를 모두 더한 값만큼 성장률이 높아진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도 “모든 구조개혁이 같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향후 잠재성장률을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는 한편 미래 경제구조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면서, △자원의 효율적 배분 유도 △기업투자 환경 개선 및 혁신기업 육성 △수도권 집중 완화 △일·가정 양립 등의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