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이 갈랐다...이자장사 1위 오명 쓴 토스뱅크(종합)
by전선형 기자
2022.08.22 16:37:29
예대금리차 첫 공시 결과...5.65%로 은행 중 가장 높아
중저신용자 대출 반영되면, 인뱅ㆍ지방은행 등 영향받아
시중은행 대부분 1%대...중금리대출 축소 우려 나와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은행들의 ‘이자장사’ 현황을 알 수 있는 예대금리차가 드디어 공개됐다. 토스뱅크가 무려 5.65%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전북은행도 4%대를 보였다. 대부분 중금리 서민대출 비중이 높은 곳들이다. 시중은행들은 1%대였다. 예대금리차 공시는 은행들의 금리 경쟁을 유도해 서민들의 금리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을 적극적으로 판 곳들이 상위권에 오르며 억울해 하는 상황이다.
22일 은행연합회는 이날부터 홈페이지 소비자포털에 예대금리차를 비교 공시했다. 예대금리차는 월별 변동 추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산출되며, 평균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빼 산출한다.
예대금리차 공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다. 금리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정확하고 충분하게 제공함으로써 금리상승기에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다. 예대금리차 공시는 매월 20일에 공시하기로 했다.
지난 7월 기준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곳은 5.65%포인트의 차이를 보인 토스뱅크였다. 전체 19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토스뱅크의 평균 대출금리 6.65%였으며, 저축성 수신금리가 1%로 낮았다. 6%대 금리로 대출을 받아 1%대 수신금리만 주는 이자 장사를 한 셈이다. 가계대출만 따진 예대금리차도 5.6%포인트로 높았다. 토스뱅크에 이어 전북은행이 4.59%로 높았고, 광주은행이 2.5%, 케이뱅크는 2.45%, 카카오뱅크는 2.33% 순으로 높았다.
5대 시중은행(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농협)들은 1%포인트 수준을 보였다. 그 중에서는 농협은행이 1.36%포인트로 가장 컸다. 농협은행은 대출금리가 3.9%포인트였고, 저축성 수신금리가 2.54%포인트였다. 대출금리는 다른 시중은행 대비 가장 낮았지만, 수신금리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가 컸다. 이어 우리은행(1.29%포인트), KB국민은행(1.18%포인트), 신한은행(1.14%포인트), 하나은행(1.1%포인트) 순이었다. 5대 시중은행 7월 평균 예대금리차는 1.21%포인트다.
시중은행 중 가계대출금리가 높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7월 평균 4.57%이었다. 신한은행에서는 서민지원대출 등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는데, 이번 산출에 이 수치가 포함되면서 다소 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이 4.36%, 우리은행이 4.22%, 하나은행이 4.12%, 농협은행이 3.94%다.
예대금리차 공시를 두고 은행 안팎에서는 ‘왜곡된 수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예대금리차가 컸던 은행들 대부분이 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 상품 취급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이 약 38%(7월말 기준) 수준으로 모든 은행 중 가장 높다. 6월말 공시 기준 타 인터넷전문은행과 비교해도 1.5배 이상 높은 상태다. 특히 토스뱅크는 2%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을 주력 수신상품으로 운영하는데, 이 상품은 이번 예대금리차 산출에서 제외됐다. 그러면서 수신금리가 현격히 낮아져 예대금리 격차가 커졌다. 전북은행 역시 외국인과 서민금융 등 중금리 대출 비중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신용대출 평균신용 점수를 보면 시중은행들은 900점 이상을 보인 반면, 전북은행은 777점, 광주은행이 799점 등으로 낮다. 토스뱅크도 848점이다. 중ㆍ저신용자 대출을 더 취급했다는 의미다.
금융권 일부에선 이 같은 왜곡된 예대금리차 공시가 오히려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환경을 악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으면 예대금리차가 커질 수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공시만 봤을 때 이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예대금리차 1위 오명이 계속되면 은행 입장에선 중저신용자 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