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우려에도 2Q 선방, 최수연·남궁훈 첫 성적표 '합격점'
by김국배 기자
2022.08.05 17:00:28
네이버·카카오 2분기 실적 발표
나란히 분기 매출 최대
네이버 "광고 사업 두 자릿수 성장 목표…글로벌 웹툰 사업 수익화"
카카오, '오픈채팅'에 광고 도입…연내 카카오톡 개편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국내 인터넷 라이벌 회사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가 경기 침체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에도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냈다. 지난 3월 새로 취임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나쁘지 않은 첫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광고 분야 비수기에 거시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하반기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5일 네이버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년 전보다 23% 상승한 2조458억원, 영업이익은 0.2% 오른 33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분기 매출이 2조원을 넘은 것은 2020년 3분기 라인이 연결 실적에서 제외된 이후 처음이다.
네이버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서치플랫폼(광고) 사업 매출이 견조한 성장세(9.3%)를 이어갔고, 콘텐츠 매출에 네이버웹툰이 인수한 이북재팬·로커스·문피아 매출이 이번 분기부터 편입된 영향이다. 그 결과 콘텐츠 사업은 1년 전보다 2배(113%) 이상 성장했다.
전날 카카오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8223억원, 영업이익 17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매출은 1년 전보다 34.7%, 영업이익은 5.1% 오른 것으로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이다. 카카오 역시 스토리 사업 등 콘텐츠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 커지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성장세는 둔화됐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 여파로 광고·커머스 매출 증가율이 둔화된 영향과 역기저 효과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네이버의 분기 성장율은 27~30%, 카카오는 42~58% 사이를 오갔다.
이와 관련 최수연 대표는 “2분기까지 광고 사업에 물가 상승, 경기 둔화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검색 광고라는 압도적 강점이 있고, 글로벌 빅테크들의 실적을 봐도 이런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광고주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3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보고 있고, 경기 둔화 등 외부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네이버 광고 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반면 카카오는 오는 4분기 900만명의 일간 사용자를 보유한 ‘오픈채팅’에 광고 수익 모델을 접목시키며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밝혔다. 디스플레이 광고(DA) 형식의 카카오 광고를 검색 광고(SA)로 이동시키며, 광고주를 대기업 위주가 아닌 ‘롱테일’ 형태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현재 카카오의 광고는 1%의 광고주가 70%의 매출을 가져오는 구조다. 남궁훈 대표는 “대형 광고주 중심이라 현재처럼 대기업의 긴축 상황에서는 불리한 면이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향후 해외 웹툰 사업 수익화에 나선다. 2~3년 내 한국과 비슷한 수익률(20%)을 내겠다는 목표다. 네이버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웹툰의 월간 이용자는 8600만명. 이중 10% 수준인 850만명이 유료 이용자다. 한국의 경우 유료 이용자 비중이 26%를 넘는다고 한다.
최 대표는 “일본, 미국 등은 유료 이용자 비중이 아직 한 자릿 수지만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추가 수익 창출 여력이 크다고 본다”며 “글로벌 1억8000만 이용자를 기반으로 수익화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콘텐츠 사업 영업 적자 확대에 대해 그는 “콘텐츠 투자, 마케팅비, 공격적인 인력 채용 등 전략적으로 의도된 비용 집행(적자)으로 봐달라”고 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국보다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높은 일본·미국 시장 규모가 한국과 비슷해진다면 수익성이 훨씬 좋아질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하반기 ‘내실 경영’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카카오는 연내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을 개편한다. ‘나를 표현하는 공간’이었던 프로필 영역은 친구가 내 상태 메시지에 공감을 표시하거나 이모티콘을 붙이는 식으로 상호 교감이 가능한 공간으로 바꾼다. 광고를 붙이는 오픈채팅은 별도 앱 ‘오픈링크’로 분리하기로 했다. 남궁 대표는 “한국 웹툰을 좋아하는 글로벌 팬들이 오픈채팅 안에서 작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