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9월 정계복귀… 제3지대서 새 정치조직 만든다

by선상원 기자
2016.08.10 15:40:45

더민주 국민의당에 몸 담지 않고 자기 세력 구축
국민통합운동본부 거론, 중도개혁세력 본산 구상
복귀해도 주로 지방 다닐 듯, 호남민심 얻기 행보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9월 정계복귀가 유력한 손학규 전 대표가 러브콜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 몸 담지 않고 제3지대서 새판짜기와 국민통합, 국가대개조 운동을 전개하며 내년 대선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사태를 거쳐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양분된 상황에서, 어느 한쪽에서 직책을 맡아 활동하기가 어려운 사정을 감안한 행보로 보인다.

손 전 대표가 제3지대서 정치조직인 운동본부를 꾸려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10년만이다. 당시 손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대한민국 선진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명분 삼아 민주화세력과 실용적 개혁세력의 정치조직인 선진평화연대를 창립했다. 이후 선진평화연대는 열린우리당 탈당세력과 중도통합민주당 탈당파, 시민사회세력과 합쳐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했다.

2014년 정계은퇴 후 2년 만에 정치재개를 하는 손 전 대표가 다시 선진평화연대 같은 정치조직을 만들어 자기 세력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손 전 대표 측근은 “손 전 대표가 추석 전후로 정계에 복귀할 것이다. 더민주 전당대회를 보고 나서 할 가능성이 높다. 복귀하면 더민주 당적은 갖고 있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제3지대서 깃발을 들고 세력을 구축하려면 운동본부를 하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손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과는 별도 조직으로, ‘새판짜기국민운동본부’나, ‘국민통합국민운동본부’, ‘국가대개조국민운동본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운동본부는 중도개혁을 기치로 국회의원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시민사회단체까지 포괄하는 형태로 구상중이다. 이 측근은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의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중 어느 한쪽만 갖고서는 내년 정권교체가 힘들다. 두 당을 넘어서는 중도개혁세력의 본산을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물론 정치권 이합집산 과정에서 이 운동본부가 더민주와 국민의당, 더 나아가 새누리당 탈당세력과 합쳐지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손 전 대표가 정치권 새판짜기를 누누이 강조해온 만큼, 오히려 이를 적극 추동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 도전이 마지막인 손 전 대표 입장에서, 유력 대권주자가 있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다. 손 전 대표가 야권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는 방안은 제3지대서 세력을 구축한 뒤 더민주·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다시 경선을 벌이거나, 아니면 야권 대선경쟁서 뒤처진 어느 한 당에 올라타는 경우 밖에 없다. 이 측근은 “야권의 역학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이 일어날 것이다. 그때 상황을 봐서 국민의당과 하나로 합쳐서 갈수도 있다. 새롭게 새판을 짜는 것이기 때문에 당적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정계에 복귀하더라도 올 연말까지는 주로 지방을 다닐 것으로 전해졌다. 9월쯤 국가대개조 내용을 담은 책이 출간되면 지역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며 강연을 할 예정이다. 정계은퇴 후 칩거했던 전남 강진 생활의 연장선상이다. 야권의 핵심지지 기반인 호남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측근은 “올해말까지는 서울 중앙무대에 있을 필요가 없다. 호남 등 지역을 다녀야 한다. 호남민심을 얻지 못하면 끝이다. 손 전 대표가 강진에 있으면서 호남민심이 많아 좋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