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오픈AI 복귀해도 "최대 승자는 MS"

by이소현 기자
2023.11.23 16:11:06

오픈AI 이사회 6인→9인 확대…"MS 합류" 전망
AI 경쟁 속 MS 고용 없이 오픈AI 장악력 키워
주가 사상최고가 경신…시총 3조달러 눈앞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가 해임된 지 닷새 만에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면서 마무리된 오픈AI 내홍 사태에서 최대 승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트먼을 축출했던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하면서 ‘비영리 재단’ 정체성을 강조하던 기존 이사진 대신 MS가 이사진으로 합류하는 등 오픈AI에 대한 장악력을 더 키우며 실익을 챙겼다는 평가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열린 오픈AI 개발자데이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FP)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올트먼이 MS에 합류하든, 오픈AI에 복귀하든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MS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우선 시장이 먼저 반응했다. 올트먼의 MS 합류 소식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주가는 오픈AI로 복귀 소식에도 또 한 번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MS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8%(4.78달러) 오른 377.8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다. 지난 20일 올트먼의 MS 합류 소식으로 사상최고가(377.44달러)를 기록한 지 이틀 만에 또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장중에서 MS 주가는 379.7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시총은 3조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MS의 시총은 2조8083억달러로 상승했으며, 애플(2조9754억달러)과의 격차는 1671억달러(5.95%)로 더 가까워졌다.



이어 올트먼의 CEO 복귀와 함께 새로 구성될 오픈AI 이사회에서도 MS의 영향력이 발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IT전문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오픈AI 이사회는 기존 6명에서 최대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로 확대하며, 올트먼 복귀를 도운 최대주주 MS의 임원도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AI전략이 오픈AI의 기술에 달린 만큼 MS가 새 이사회에서 옵저버 또는 하나 이상의 의석을 가지고 새 이사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오픈AI 이사회는 대변혁을 예고한 상태다. 브렛 테일러 전 세일즈포스 CEO가 의장을 맡고 미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미스 하버드대 교수가 신임 이사진에 합류한다. 올트먼 복귀를 반대했던 사외이사 중에선 애덤 디엔젤로 쿼라 CEO만 남게된다. 올트먼은 당장 이사회에 복귀하진 않았으나 최종 구성시에는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트먼과 함께 오픈AI를 떠났던 그레그 브로크먼 전 의장도 재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 여성 이사진도 포함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사회에서 창업자를 해임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만큼 새 이사진에 올트먼의 우군을 비롯해 더 큰 다양성을 반영해야 하는 기류가 강해진 가운데 MS 경영진도 오픈AI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정부 규제 기관 감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위험과 오픈AI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고 싶다는 욕구 사이에서 MS가 이사회 참여에 대해 저울질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의 복귀가 결정된 직후 미국 오픈AI 본사에서 그레그 브로크먼(맨 앞) 전 오픈AI 회장 등 올트먼을 지지했던 임직원들이 모여 파티를 열고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X)
올트면 해임 사태 초기부터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MS는 오픈AI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글로벌AI 경쟁에서 단숨에 앞서나갈 발판을 마련한 모습이다. 이미 MS는 오픈 AI에 130억달러를 투자, 지분 49%를 확보하고 있다. 올트먼은 오픈AI에 복귀하면서 “향후 MS와의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을 기대한다”고 했다. 나델라 MS CEO도 “강력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고객과 파트너에게 차세대 AI 가치를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알트먼의 복귀로 오픈AI에서 개발론자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MS엔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픈AI와 챗GPT의 수익화에 속도를 내는 등 비영리법인인 오픈AI의 정체성 문제도 확실한 ‘영리 추구’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다. CNBC는 “비영리 법인으로 ‘수익 한도 제한’을 받는 한계는 있겠으나 이사회에 IT 기업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여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같은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