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업계 "고금리에 자금조달 어렵지만…회사채·자산매각으로 성공"

by김성수 기자
2023.06.13 18:56:56

NH리츠, CB·회사채 정관변경
ESR켄달, 자산 성공적 매각
금리 낮출 전문적 운용 가능
공시로 정보 비대칭도 해소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현 시점에서 모든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의 가장 큰 화두는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입니다. 리츠는 실물 부동산보다 빠른 시간 내 현금화가 가능하고, 회사채 발행 등 여러 전문적인 방법을 활용해서 금리를 낮출 수 있습니다. 공모 증권의 속성을 갖고 있어서 공시를 통해 정보 비대칭 문제도 해소하고 있습니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과 연사들은 13일 한국리츠협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2023년 상장리츠 투자간담회(IR)’에서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동중 NH농협리츠운용 본부장(NH올원리츠 및 NH프라임리츠) △윤영주 롯데AMC 리츠사업부문장 상무(롯데리츠) △이동진 ESR켄달스퀘어리츠운용 본부장(ESR켄달스퀘어리츠) △김형진 삼성SRA자산운용 팀장(삼성FN리츠) △문성제 제이알투자운용 이사(제이알글로벌리츠) 순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형진 삼성SRA자산운용 팀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2023년 상장리츠 투자간담회(IR)’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성수 기자)


김동중 NH농협리츠운용 본부장은 ”NH올원리츠는 올 초 분당스퀘어의 선순위 담보대출 리파이낸싱을 진행하면서 작년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맞았었다“며 ”올 초 전환사채(CB), 회사채 발행 관련 정관변경을 진행했고,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 사전적 준비를 완료하고 실제 조달 시점에서 비용을 가장 많이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담보대출의 여러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활용해서 가장 비용이 낮은 방안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NH프라임리츠의 경우 개별 펀드나 리츠 만기까지 리파이낸싱 이슈가 없다“고 설명했다.

윤영주 롯데AMC 리츠사업부문장 상무는 ”롯데리츠는 올해 리파이낸싱 금액이 상당히 컸지만, 기존 담보인정비율(LTV)이 낮아서 재무구조가 건전했던 덕분에 올해 1분기 성공적으로 리파이낸싱을 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금리가 높지만 그 안에서 만기를 최대한 분산해서 한 번에 조달 금액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저희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동진 ESR켄달스퀘어리츠운용 본부장은 ”최근 자산매각을 통해서 올 연말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4000억원 중 300억원 정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다른 자산들 매각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체 차입금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자산매각으로 전체 자산가치가 증가하므로 LTV는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된다“며 ”좀 더 경쟁력 있는 차입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대주단과 협의해서 도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진 삼성SRA자산운용 팀장은 ”삼성FN리츠는 작년 시장이 어려울 때 선순위 대출을 받아서 금리가 5%대 초중반“이라며 ”지금은 금리가 3% 중후반대로, 저희가 예상했던 수준에 내려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리파이낸싱하는 시점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며 ”LTV가 약 55% 이내인 만큼 자산에 대한 평가를 받으면 자금조달도 여유롭게 할 수 있고, 추가 자산 편입에도 좋은 자금조달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성제 제이알투자운용 이사는 ”저희(제이알글로벌리츠)가 회사채 발행을 했기 때문에 연말까지 리파이낸싱이 순탄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 시점에는 유럽 은행들의 건전성에도 아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연사들은 리츠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소개했다. 다른 실물부동산에 직접 투자할 때보다 유동성이 높아서 빠른 현금화가 가능하고, 운용도 전문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 주요 장점으로 꼽혔다.

김 본부장은 ”아파트 등 대형 부동산은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면서도 ”반면 상장 리츠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어서 개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윤 상무는 ”부동산의 가장 큰 단점은 유동화가 어렵고 바로바로 현금화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상장 리츠는 그런 단점을 대폭 해결해 줄 수 있는데다, 한 개인이 소유하기 어려운 우량자산을 일부 소유할 수 있게끔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츠는 한 번 출시될 때 인허가 과정에서 전문가들과 정부의 검토를 거친다“며 ”또한 자산운용역이 리츠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금리를 낮추기 위해 회사채 발행 등 여러 전문성을 발휘하는데, 이런 것들은 개인이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 이사는 ”리츠 투자에 내포된 여러 리스크 중에는 시스템 리스크(금융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금융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실물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 위험)가 있다“며 ”금융당국이 은행 위기를 통제하는 수단들이 정교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 비대칭’이 대체투자 성과에 굉장히 큰 역할을 준다는 사실이 최근 1년의 투자실패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며 ”상장리츠의 경우 공모 증권의 속성을 갖고 있어서 최대한의 공시를 통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