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성공 위해선 킬러앱 나와야"
by김국배 기자
2021.08.27 17:54:28
이병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웨비나 발표
"현재는 게임, 단기 이벤트 치중…특정 연령대만 소비"
"최후 도전과제는 광학기술 혁신, VR기기 시각적 피로 줄여야"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메타버스가 진정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일상적인 사용을 위한 앱이나 대중의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킬러 앱이 개발돼야 합니다.”
이병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27일 최종현학술원이 ‘메타버스 세계화’를 주제로 개최한 웨비나에서 “현재 메타버스의 콘텐츠는 주로 게임, 단기 이벤트 등에 치중돼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콘텐츠는 특정 연령대의 한정된 사람만 소비할 수밖에 없다”며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는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메타버스 사용자의 대부분은 10대다.
일종의 가상 공유 공간이라 할 수 있는 메타버스는 행동이나 참여자의 수에 제한이 거의 없다는 특징 등으로 코로나 이후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전세계적 사회적 거리두기, 우울증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핍 등이 그래픽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메타버스 도입을 가속화시킨 것이다. 로블록스, 네이버 제페토, 디센트럴랜드 등이 잘 알려진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술적 과제도 많다. 이 교수는 그중 ‘광학 기술의 혁신’을 최후의 도전 과제로 꼽았다. 여전히 거추장스러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의 폼팩터(기기 형태)과 좁은 시야각 등이 메타버스 몰입에 장애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메타버스가 대중화를 이루려면 AR·VR 기기의 시각적 피로를 최소화하고, 기기의 크기를 줄이면서 시야각 등을 개선해야 한다”지적했다. 특히 시각적 피로도를 낮추려면 지연성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그는 “VR 환경을 위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경우 착용자가 머리를 움직이면 센서가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이미지가 신경계의 반응속도 내에서 실시간으로 렌더링된다”며 “현재 일반적으로 30~50ms 수준인 평균 지연성을 20ms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했다. 지연성은 시각적 피로나 멀미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교수는 “VR 헤드셋은 일반적인 안경 정도로 매우 가볍고 두께도 얇은 것이 이상적”이라며 “해상도 역시 현재 수준보다 훨씬 높아야 하며, 지금(보통 2시간)보다 더 긴 배터리 수명과 높은 밝기를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많은 IT기업이 AR·VR 기기와 메타버스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자와 연구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