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장애등급제 폐지…장애인연금 30만원으로 인상
by이연호 기자
2018.03.05 15:30:00
장애인 욕구·환경 고려 ''종합적 욕구조사''단계적 도입
장애인정책조정위 ''장애인의 자립 포용사회'' 비전 제시
장애인연금 오는 9월 25만원, 2021년 30만원으로 인상
12개 부처 참여 5대 분야·22개 중점과제·70개 세부과제 추진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정부가 기존 6개 등급으로 나눠 서비스를 제공하던 장애등급제를 내년 7월부터 폐지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장애등급제 폐지 및 종합판정도구 단계적 도입의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5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현 정부 들어 첫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제 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2018~2022년)’을 심의·확정하고 ‘장애등급제 페지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 5차 계획은 ‘장애인의 자립 생활이 이뤄지는 포용사회’를 비전으로 △복지·건강 △교육·문화·체육 △소득·경제활동 △권익증진 △사회참여 기반 등 5대 분야, 22개 중점과제, 70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 박능후(사진 왼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장애인단체 관계자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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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정부는 장애인의 욕구와 환경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지원을 위해 내년 7월부터 ‘장애등급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종합판정도구를 도입해 나간다. 장애등급제를 폐지해 개인별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은 장애계의 숙원이었다.
장애계는 의학적 판정에 따른 등급(1~6급)을 기준으로 한 장애인서비스 제공이 개인의 욕구·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에게 등급을 부여해 낙인효과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지속해 왔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장애인의 권리보장을 위해 장애등급제 폐지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지난해 12월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해 장애등급제 폐지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 추진을 위해 기존의 장애 등급을 대신해 장애인의 욕구와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종합적 욕구조사제도를 내년 7월부터 오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해 나갈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는 1~3급의 중증장애인에 제한된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신청이 4급 이하의 장애인도 종합적 욕구조사 결과에 따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학대나 생계곤란 등 위기상황에 처한 장애인을 위한 찾아가는 상담을 확대하고 ‘장애인 전담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지역사회와 함께 전문 사례 관리를 하는 등 장애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 지난 1월 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들이 ‘장애해방을 향한 2018 장애인 인권 행진’을 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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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날 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12개 부처가 참여하는 △지역사회 삶이 가능토록 복지서비스 지원체계 개편 △교육·문화·체육 형평성 제고를 위한 지원 체계 강화 △장애인도 더불어 잘 살기 위한 경제자립기반 강화 △다중적 차별을 겪고 있는 장애인의 권리 강화 △동등한 사회참여를 위한 기반 구축 등 5대 분야(전략), 22개 중점과제, 70개 세부과제를 심의·확정했다.
복지·건강 분야에선 장애등급제 폐지 외에도 ‘탈시설지원센터’ 설치, ‘장애인 건강주치의제’ 도입이 확정됐다.
정부는 시설에 거주하던 장애인이 시설을 나간 후에 지역사회에 조속히 자립할 수 있도록 중앙 및 시도에 ‘탈시설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공공임대주택과 자립정착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중증장애아동에 대한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위해 권역별 ‘공공어린이 재활의료기관’을 설립하는 한편 ‘장애인 건강주치의제’ 도입을 통해 중증장애인 등의 만성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을 오는 2021년까지 100개소로 지정·운영할 방침이다.
교육·문화·체육 분야는 장애인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특수학교 22개교와 특수학급 1250개를 확충하고 특수학교 용지 확보 및 설립이 용이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또 장애인 등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관광지’ 100개소를 2022년까지 조성하고 장애인이 최대한 주거지에서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장애인 생활체육 지도자를 지난해 450명에서 2022년 1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득·경제활동 분야에서는 ‘장애인연금 기초급여’를 오는 9월 25만원으로 인상하고 2021년 3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률 제고 등을 통해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유도해 나가고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을 최소화하는 등 장애인 고용 질 개선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권익증진 분야는 화재 발생 시 점멸·음성 기능이 있는 피난구유도등 설치 의무화, 화장실 벽면 및 바닥 높이에 비상벨 설치 의무화 등 장애인 재난안전 교육 및 대응 매뉴얼을 개발하고, 장애인을 위한 경보·피난·안전 설비 기준을 강화한다.
사회참여 기반 분야에선 화면낭독 소프트웨어, 특수마우스 등 정보통신 보조기기를 매년 4000명에게 지원해 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인다. 아울러 현재 19%인 저상버스 보급률을 2021년까지 42%로 확대하고, 휠체어장애인이 탑승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모델을 개발·도입하는 등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