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원행정처장 교체 후 김명수 핵심 인사 사직서 제출
by백주아 기자
2024.01.10 14:42:55
신재환 기획총괄심의관 사직…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천대엽 신임 처장 부임 앞두고 첫 사직 사례
조희대 대법원장, 행정처 법관 증원 등 재건 착수
김명수 측근 판사 사직 러시 이어질지 주목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신임 법원행정처장으로 천대엽 대법관을 임명한 가운데 오는 15일 부임을 앞두고 행정처 내 과거 김명수 전 대법원장 최측근 인사가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이 법관 정기 인사를 앞두고 김 전 대법원장이 축소했던 행정처 소속 법관 수를 확대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행정처 인력 구성에 큰 변동이 있을지 주목된다.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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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신재환(48·사법연수원 31기)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신 부장판사는 지난 2005년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 2016년 서울중앙지법 형사공보관으로 역임하는 등 주요 요직을 맡아왔다. 이후 2021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로 부임 후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인 지난 2022년부터 행정처 업무를 겸임해 왔다. 기획총괄심의관은 사법운영 기본계획 수립부터 예산 요청·편성·배정 및 조직 개혁을 수행하는 자리로 행정처 내부에서도 핵심 보직으로 꼽힌다.
신 판사는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구성원으로 김 전 대법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촉구했던 전국법관대표회의 집행부를 지낸 바 있다.
이후 조희대 대법원장 인사청문회 전담 팀장을 지내며 지근거리에서 그를 보좌했다. 조 대법원장 취임 후에는 기획총괄심의관으로 사법부의 미래와 발전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법원의 재판 외 전국 법원 인사, 예산 등 사법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처는 처장 밑에 2인자 차장 직속으로 △인사총괄심의관 △인사운영심의관 △공보관 △안전관리관 △법원 보안관리대를 두고, 기획조정실·사법지원실·행정관리실 등 3개실과 사법등기국·전산정보관리국·재판사무국 등 3개국을 두고 있다.
신 기획총괄심의관이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내달 법관 정기 인사 전까지는 현재 직책을 수행하게 된다.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준 법원행정처 상근 법관(심의관) 수는 행정처장(대법관), 차장, 사법지원실장을 포함해 총 14명이다. 현재 기획조정실 1명, 사법지원실 6명, 인사총괄심의관실에 3명의 법관이 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사직서 제출은 맞지만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결정으로 행정처 개편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신 판사 사직은 행정처 개편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행정처 확대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법관인 심의관 수를 최소 15명~최대 23명까지 증원하는 것이 개편안의 핵심이다. 앞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2017년 취임 후 법원행정처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의 진앙지로 지목, 법관 심의관 수를 축소했다.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40여명에 육박했던 상근 법관 수는 2018년 33명, 2019년 23명, 2023년 10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후 법원 내부에서는 행정처 축소로 재판 지원 기능 및 예산 확보 업무 약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대법원은 천 신임 법원행정처장이 오는 15일 부임하는 가운데 내달 법관 정기 인사 전에 조직 개편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