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세대교체' 인사 단행…지주사 체제 및 독립경영 강화

by남궁민관 기자
2017.11.14 14:38:00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가칭,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주영걸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대표이사,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현대중공업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14일 일감부족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인적분할을 통한 사업부문별 계열사를 설립한 바 있으며, 이번 인사를 통해 각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현대중공업(009540)은 이날 인사를 통해 강환구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 돌입,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자문역으로 위촉됐으며, 권오갑 부회장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고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칭, 현대로보틱스(267250))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권 부회장은 향후 지주회사 대표로서 새로운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재무 및 사업재편, 대외 활동 등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힌 인사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가장 큰 시련을 겪으면서 최 회장과 권 부회장을 중심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실제로 최 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사장을 끝으로 퇴임했지만, 2014년 조선업 위기극복을 위해 현대중공업 회장으로 복귀하며 그동안의 현장경험을 살려 조선, 해양 부문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 권 부회장 역시 4년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자리를 맡으며 최 회장과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합쳐왔다.

다만 올해 4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및 인적분할을 통한 계열사 설립을 마무리 지은 만큼 이번 인사는 향후 각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를 강화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일감 부족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보다 적극적으로 돌파해 나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사업재편 및 독립경영 체제 확립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경영진들로 하여금 내년 사업계획의 실천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 역시 “아직 회사가 완전히 정상화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후배들의 힘으로 충분히 현대중공업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용퇴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 인사로는 주영걸 현대일렉트릭(267260)&에너지시스템 대표와 공기영 현대건설기계(267270) 대표가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현대중공업 정기선 전무는 지난해 말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 부사장에 내정됐으며, 안광헌 현(現)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게 된다. 정기선 부사장은 선박영업부문장 및 기획실 부실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미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계열 자회사 대표의 교체도 함께 단행됐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에는 강철호 현대건설기계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현대E&T의 새 대표에는 심왕보 상무, 현대중공업모스에는 정명림 전무가 각각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 새 대표로 내정됐으며, 현대힘스 대표에는 현대중공업 오세광 상무가 내정됐다. 이들은 각각 주총을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사장단 인사에 이어 조만간 후속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