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중동건설]수주비중 66%..건설사 `달러박스`

by이태호 기자
2011.02.22 17:10:19

사우디·UAE 등 GCC국가 불똥 `관건`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민주화 시위가 북아프리카와 중동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정정불안은 공사발주 취소와 연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중동시장에 의존해온 건설사 입장에서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국내 건설사는 올해 해외수주 비중을 전체수주액의 50% 안팎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최근 몇년간의 수주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하지만 시위 사태가 오래갈 경우 전면적인 궤도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위기의 중동건설시장을 점검한다.
 
중동·북아프리카(MENA,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0년 국내 기업들이 수주한 715억7881만달러의 프로젝트 가운데 MENA의 비중은 472억4991만달러, 66.0%에 달한다.

▲ 자료: 해외건설협회

이 비율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일시적으로 6.5%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2009년에는 72.7%를 기록하기도 했다.



MENA 가운데 국내 건설사의 수주액이 많은 나라는 2010년 기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리비아, 카타르, 모로코, 오만, 바레인, 이집트, 알제리 순이다.
 
지역 내에서도 편중이 심해 UAE와 사우디 양국이 MENA 수주액 전체의 76.5%를 차지한다.

현재 내전위기에 직면한 리비아에서는 19억5969만달러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의 2.7% 중동의 4.1%에 해당한다. 
 
지난 11일 호스니 무라바크 대통령을 30년만에 권좌에서 끌어내린 이집트의 경우 리비아의 20% 수준인 3억7454만달러를 수주했다. 지난 14일 23년에 걸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튀니지는 수주 규모(5748만달러)가 미미하다.

현재 우려되는 것은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시위가 페르시아만 연안 6개국(GCC, Gulf Cooperation Council)에 옮겨붙으며 정국 불안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GCC 6국은 세계 석유의 37.1%, 세계 가스의 22.6%를 점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0년 MENA 지역 건설 수주액의 91.8%를 차지한 핵심지역이다.
 
한편 왕족이 내각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바레인에선 이미 민주화 시위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날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S&P는 시위의 지속 가능성을 높게 보고 바레인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한단계 떨어뜨렸다.
 
▲ 자료: 해외건설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