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있지만…김영섭 KT “한국형AI, 시장 판정이 판가름할 것”[일문일답]

by김현아 기자
2024.10.10 13:59:18

대한민국 AI 속도전 언급
KT가 MS 손잡고 빠르게 AI전환 돕겠다
AI도 빠른 추격자 전략 필요
AIX전담 법인은 KT자회사로
“정체성 지키면서 MS와 소버린 클라우드·AI할 수 있다”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KT(030200)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한국형 클라우드 및 AI 개발 및 서비스 제휴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10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섭 KT 대표이사(CEO)는 제휴의 배경과 의미, 향후 계획을 밝혔다.

KT는 지난 9월 말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부터 2029년까지 약 2.4조 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양사는 국내 공공, 금융, 교육 시장을 겨냥해 ‘보안 퍼블릭 클라우드’를 공동 개발하고 서비스하기로 했으며, MS가 투자한 오픈AI의 ‘GPT 4o’ 한국형 모델과 MS의 소형 언어 모델인 ‘파이(Phi)’의 한국형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KT와 MS는 연내 AI 전환(AIX) 전담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KT 계열사로 출범하며 AI 컨설팅 및 기획 업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특히 두 회사는 행정안전부 및 국가정보원의 물리적 망분리 완화 추세에 맞춰, 다중계층 보안(MLS) 기반의 공공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보안 퍼블릭 클라우드’를 내년 1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10일 오전 서울 노보텔엠버서더동대문에서 ‘AICT 컴퍼니’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다음은 김영섭 KT CEO 등과의 일문일답이다.

-한국에는 한국형 AI를 주창하는 네이버(NAVER(035420))도 있는데, 어떻게 차별화할 건가

▲김영섭) 옛날에는 경쟁요소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1번이었다. 하지만, 속도가 1번이 됐다. 그리고 두번째는 개인화이고, 가성비는 3등 내지는 4등이 됐다. 네이버 등 다른 기업들이 최고라고 하지만, 정말 고객이 알아주는 실제 가치를 창출해주는 서비스와 제품으로 인정받는 속도, 고객에게 딱 잘맞는 것을 해주는 것을 누가 제일 먼저 잘하는가로 판가름 날 것이다.

각 회사마다 AI 모델의 이름을 붙여 2천 개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제 생각에는 이는 허공의 메아리이고, 고객이 시장에서 판정해주는 것이 경쟁 우위의 척도가 될 것이다. 혹시 다른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그렇다.

-연초 올해 AI·데이터 인력을 1000명까지 뽑겠다고 했는데 얼마나 뽑았나

▲인력을 고도화해야 하는데, 사람이 없어서. 그래서 훌륭한 인재를 내부적으로도 키우기 위해 열심히 하고, 또 밖에서도 훌륭한 사람이 있으면 영입도 한다.

-MS와 함께 AI 인력 양성을 한다는데

▲사티아 나델라와 만나 이야기할 때 AI 역량 인재를 길러내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구조가 안된다는 걸 강력하게 제안했다.

-글로벌 빅테크 중에선 MS와만 제휴하나

▲MS가 우리 형님도, 아저씨도 아니지 않나. 여기 조원우 대표(한국MS대표)도 계시지만, MS만 바라보진 않는다. (제휴는)중립적으로 열려 있다.

-그렇다면 왜 MS를 택했나

▲LG에서 39년을 일한 후 KT에서 일하고 있다. 과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보면, 애플은 훌륭한 디바이스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구글은 검색 기반 회사고, AWS는 물류와 유통에서 시작해 클라우드로 확장한 회사다. MS는 B2B 사업에서 강력한 관계를 형성하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경험에 비추어보면, MS는 기업 운영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했다. 작년 12월부터 MS와 논의할 때 점점 더 확신이 생겼다. 현재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AI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과 기술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그와 맞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MS 의존적인 것 아닌가

▲한다리도 걸치기 힘든데 양다리로 잘 될라나 모르겠다. 작년 12월부터 나델라 CEO와 화상미팅을 하고 했는데, 공공이나 금융에서 각국의 주권을 확실하게 지켜주면서 하는 (AI·클라우드는) 더 깐깐한 유럽에서도 이런 걸 한 적이 꽤 오래 됐더라구요. 그래서 작년에 많은 전문가, 잠재 및 핵심 고객 모시고 가서 질문도 세게 했는데, ‘빨리 안 가면 안 되겠다. 빨리 쫓아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깊이 깨달았다.



KT가 우리의 정체성을 확실히 지켜내면서도 고객들이 빠르게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가장 혁신적이게 만들 수 있는 ‘백본 AIX’ 시스템을 빨리 제공하는 것이 KT가 국가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KT의 생각이, 경험이 이렇다는 것을 이해해달라. 우리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빠른 추격자)’전략으로 제조 강국으로 잘 살아 왔듯이 앞으로도 그렇게 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본다.

-연내 MS와 AI전환 전담회사 만든다는데

▲신설하려는 AI 전문기업은 KT 자회사다. KT가 현재 가진 클라우드나 AI 역량이 MS에 비해 좀 부족하지 않나. 그래서 만든 것이다.

자회사는 공공이든 금융이든 각 기업에 솔루션이나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필요하다. 전문역량을 MS에서 우리가 일정 수준으로 올라갈 때까지 그쪽에서 많이 도와줘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까 말씀드렸듯이 KT의 많은 인재들이 고도의 역량을 장착할 수 있다.

-AIX 전담회사에서 동남아 진출도 하나

▲역량을 장착하고 내공이 쌓여야 해외에 나가는 것이다. IT 업계에 오랜 기간 종사하면서 해외에 나가서 떨어 먹은 돈이 너무 많다. 해외 시장까지도 우리가 가야 되는 것은 있지만, 중장기적인 일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통신회사 KT가 AI에 투자하는 이유는

▲KT는 그동안 통신은 나름 제일 오래된 회사이지만, 10년 전 매출이나 지금 매출이나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기업가치는 훨씬 내려갔다.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도 계시지만, 네트워크도 AI나 IT, 데이터로 혁신하지 않으면 고철이 될 것이다. 조만간 영화 ‘허’에 나오는 개인별 에이전트가 다 생길텐데, 그런 어마무시한 데이터를 실어나르려면 5G로는 안 될 것이다. 저는 6G는 AI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본다. 그래서 거기에 동참하고 같은 배를 타고 같이 움직여야 한다.

▲서창석 네트워크 부문장)MS 파트너십 투자로 네트워크 투자가 줄어드는 일은 결코 없다

한편, 이번 MS와의 제휴에 따라 KT가 자체 개발해온 파운데이션 모델 ‘믿음’은 보안이 강화된 공공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 또한, MS 애저와의 제휴로 ‘애저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KT 클라우드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 게 사실이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CTO)


-MS와 한국형 AI만들면 KT 자체 모델 ‘믿음’은 어찌되나

▲오승필 CTO) 믿음은 파라미터(매개변수) 밑단 까지 저희가 해서 그런 부분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맞춤형 소형언어모델(sLLM)로 공급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AI는 초기 단계여서 AI가 좋다는 기준이 뭔지 등 기본적인 것도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 MS와 협업을 통해 노하우를 저희가 흡수하고, 이것이 믿음 라인으로 끊임없이 아마 흘러 들어가게 될 것 같다. 또, 믿음의 온디바이스AI 모델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일도 검토 중이다.

-KT클라우드는 불리해지는 것 아닌가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 이번 협력으로 KT 클라우드의 역할이 축소되는 게 아니라 역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데이터센터에 ‘MS 애저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올려서 확장할 수 있고, 기존에 있었던 서비스 포트폴리오 위에 ‘애저’라고 하는 신규 모델들이 같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저 역량이나 전문화에 노력하고 있다. 클라우드서비스회사(CSP)역량에 대한 부분들을 확장을 해서 고객에게 프로페셔널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역할로 더 확장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