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덕 본 경상수지 흑자…역대 5월 중 최대치(종합)

by이윤화 기자
2021.07.07 13:07:08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만에 100억대 흑자 기록
수입보다 수출 더 큰 폭 증가해 경상수지 흑자폭↑
전기·전자제품, 반도체 수출액 1·2위 수요 이어져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수출 호조 덕에 지난 5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역대 5월 중 최대치 기록을 새로 썼다. 5개월 만에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로써 경상수지 흑자 행진도 13개월 째 이어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잠정)는 107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 동월에 비해 85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13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며,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12월(115억1000만달러) 이후 5개월만에 100억달러를 넘었다. 이는 동남아시아, 미국, 중국 등 주요 지역으로의 수출이 모두 증가해 상품수지가 크게 확대된 덕이다. 해외에서 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도 늘어나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도 역대 최대로 늘었다.

경상수지는 재화나 서비스를 외국과 사고하는 거래, 즉 경상 거래의 결과로 자금이 유입, 유출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5월 경상수지 흑자폭을 키운 것은 상품수지다. 상품수지는 전세계 교역 확대와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과 수입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흑자폭이 1년 전(26억1000만달러)에 비해 63억70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상품수지를 수출과 수입으로 나눠보면 수출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50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28.9% 감소한 것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다.

전 세계 경기 회복세 강화로 대부분 지역과 수출 품목에서 증가했다. 5월 통관 기준 지역별 전년대비 수출 증가율을 따져보면 유럽연합(EU) 62.8%, 미국 62.5%, 동남아 55%, 일본 32.2%, 중국 22.9% 순이었다. 코로나19 기저효과를 뺀 수출액 기준으로는 동남아(137억5000만달러)와 중국(132억1000만달러)이 1, 2위를 기록했는데 반도체·화공품·기계류 정밀기기가 이들 국가에 많이 팔렸다.

수출 품목별 액수 기준으로는 전기·전자제품이 172억4000만달러로 1위 이어 반도체가 102억6000만달러로 2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는 자동차부품(179.8%)과 석유제품(160.2%)의 수출이 가장 큰 폭 증가했다. 승용차(92%), 화공품(58.8%), 반도체(23.7%)가 뒤를 이었다.

수입도 원자재 가격상승, 반도체 설비투자 지속에 따라 원자재(61.2%), 자본재(19.1%), 소비재(29.2%)가 모두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41.1% 늘어난 43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가 감소했으나 운송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하면서 적자 규모가 9000만달러 가량 줄었다. 부문별로는 운송수지는 해상수출 화물 운임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해운사의 화물 운송량도 증가하면서 1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5월 선박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년전 보다 무려 284.4% 가량 급증했다.

반면 여행수지는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인해 출입국자수와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이 증가하면서 7억1000만달러 감소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기타사업서비스수지도 무역관련 중개 수수료 지급이 늘고 기업 계열사 간의 서비스 대가 지급이 늘면서 적자폭(-11억7000만달러)이 커졌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수지가 54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흑자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이 가진 해외투자 법인들이 국내 법인으로 거액의 배당금을 송금한 일회성 증가 요인 덕분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확산했던 코로나19가 하반기 들어 진정되면서 기업 경기가 살아나 수익성이 개선됐다”면서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어느 시점에 국내 법인으로 이전할지는 기업의 전략적 선택인데 그간 쌓았던 수익을 함께 들여오면서 5월 배당 수지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과 코로나19 기저효과 감소에 따른 글로벌 경기개선 둔화 등 하방 요인이 있지만 흑자폭 기록은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양수 국장은 “코로나19 재확산과 같은 위험 요인이 있지만 미국 등 주요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에 따른 수출 호조세 지속 상방 요인이 혼재된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기저효과 이상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경기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