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호텔의 '끝판왕' 포시즌스 서울, 직접 가보니..

by염지현 기자
2015.10.01 15:16:48

서양식 디자인에 韓 전통문화 세련되게 조합
넒고 높은 객실, 매트리스 조절해주는 서비스
최상류층 고객 사생활 존중해 독립적인 공간多

1950년대 뉴욕 지하철을 연상시키는 포시즌스 지하 1층에 위치한 바 ‘찰스’. 철저하게 독립된 공간으로 최상류층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했다.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미국 뉴욕 1950년대 지하철을 연상시키는 어두컴컴하고 은밀한 바. 길거리 음식과 고급 음식이 망라된 유럽의 아케이드, 조선시대 유적지, 상하이의 대표적인 정원 예원. 이 모든 것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 있다. 바로 1일 개장한 국내 최고급 호텔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다.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 문을 연 포시즌스는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문화와 우리나라 전통 문화를 조합한 디자인으로 이목을 끌었다. 대표적인 공간은 뷔페 ‘더 마켓키친’이다. 유럽 아케이드를 모티브로 만든 이 식당 한 가운데 바닥엔 투명 유리 안 조선시대 유적지가 보존되어 있다. 호텔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된 조선시대 공조길을 부엌, 배수로 등으로 나눠 호텔 식사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식사 메뉴도 프랑스 요리, 이탈리안, 중식, 일식 등 외국 메뉴에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인 순대와 떡볶이를 곁들였다.

뷔페 ‘더 마켓 키친’ 한가운데서 감상할 수 있는 조선시대 유적지. 호텔에선 뷔페 중간을 통유리 바닥으로 제작해 식사 고객들이 조선시대 유적지를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호텔 공사 중 발굴된 유적지의 유물은 문화재청으로 보내졌다.
루보쉬 바타 포시즌스 호텔 서울 총지배인은 “한국의 중심부인 서울은 혁신적인 영감을 주는 곳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서울의 문화와 역사를 나타내기 위해 이같은 디자인을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전통 문화와 서양 문화와의 조합은 객실, 복도, 엘리베이터 등 곳곳에서 느껴진다. 객실 침대 양편엔 도자기나 목단 서랍장, 산수화와 함께 최신형 아이패드가 함께 배치됐다. 숙박 고객
일반 룸인 디럭스 룸. 객실 곳곳에 전통 도자기나 목단 서랍장 등을 배치했고, 침대 바로 옆엔 아이패드가 놓여 있다.
들은 아이패드로 호텔 담당 직원과 소통하고, 응답도 아이패드로 받을 수 있다. 양윤미 포시즌스 호텔 서울 세일즈 매니저는 “서양식으로만 디자인한 국내 특급호텔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오히려 한국 전통 문화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포시즌스의 또 다른 차별화는 최상류층 호텔 고객들이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침해받지 않도록 배려한 서비스에 있다. 지하 뷔페 식당 한켠에 육중한 문을 열면 마치 뉴욕의 1950년대 지하철을 연상시키는 바 ‘찰스’가 있다. 어두운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대형 룸이 나온다. 이곳은 외부에서 식사를 즐기는 손님들에게 방해받지 않도록 철저히 공간을 분리시켜 놨다.



포시즌스 수영장
사우나도 마찬가지다. 앉아서 사우나를 할 수 있는 곳, 서서 할 수 있는 곳을 독립적으로 만들어 놨다. 5620㎡(1700여평)에 달하는 피트니스 클럽도 최대 수용인원을 1200여명으로 제한했다. 1인당 할당되는 평방미터가 국내 최대 수준이다. 이 또한 상류층 손님을 위한 배려다. 피트니스 클럽은 연회원권이 억대에 달하지만 이미 1차 모집인원(120명)이 마감됐다.

객실 규모도 남다르다. 일반 객실인 디럭스 룸은 44~52㎡(약 14평)으로 다른 특급 호텔의 주니어 스위트룸과 비슷한 규모다. 층고도 2.8m로 다른 호텔보다 높다. 게다가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하고 그레이나 짙은 갈색으로 인테리어를 한 여타 특급 호텔과는 다르게 베이지 톤으로 밝게 꾸며 더 넓어 보인다. 72㎡(약 20평)의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팔라스룸에선 바로 경복궁이 내려다 보인다. 또 아시아 지역 최초로 타퍼(매트리스)를 고객의 취향에 맞춰 바꿔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물론 가격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가장 저렴한 디럭스룸이 44만원(세금 미포함)부터 시작돼 다른 특급호텔보다 20~30%정도 비싸다. 게다가 광화문이라는 오피스 밀접 지역에 자리해 결혼식 등 큰 연회가 있을 때는 교통 혼란이 우려된다. 또 경복궁이 보이는 일부 스위트룸을 제외한 객실의 뷰가 큰 빌딩에 가린 데다가 6성급 호텔이지만 교보생명 건너편 도로 폭이 좁은 공간에 위치해 입구가 특급호텔같지 않게 좁다.

그러나 포시즌스 호텔 측은 넓직한 객실, 조식, 피트니스, 수영장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을 고려해봤을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루보쉬 바타 포시즌스 호텔 서울 총지배인은 “가구 하나하나를 본사와 상의해서 들여왔을 정도로 철저한 사전 준비를 했다. 세계 최고라는 호텔 명성에 걸맞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디럭스룸 화장실.
포시즌스 호텔 일식당인 ‘키오쿠’. 홍콩 유명한 디자이너 앙드레 푸가 디자인했으며 점심 특선이 6만원부터 2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포시즌스 호텔 사우나. 사우나 바닥을 금막 타일로 깔아 럭셔리한 느낌을 더했다. 일반 디럭스 룸 고객은 1인당 5만5000원을 내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