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씨 실종 부실대응에 李 “경찰, 가장 큰 권력…개혁기구 검토” 지시

by황병서 기자
2026.08.25 10:19:38

“일선 직원 문책으로 끝내선 안 돼…지휘 책임도 물어야”
“권한 크기만큼 책임 강화”…총리실에 국민 의견 수렴 지시
검찰개혁 이후 수사권 확대 겨냥…경찰 통제체계 손질 예고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제주 장미란씨 실종 사건을 경찰이 허위로 종결해 초동 대응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경찰 개혁기구 구성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검찰개혁 이후 경찰이 “국가기구 가운데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일선 경찰관뿐 아니라 지휘부의 관리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경찰이 아마 국가기구 중에서 앞으로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 같다”면서 “우리 국민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이 큰 권한, 책임을 충분히 이행할 만한가 의구심이 생기기 때문에 앞으로 경찰이 어떻게 개혁할지, 경찰개혁기구에 대한 고민을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것은 총리실에서 좀 나서서 어떤 방식으로 해나갈지부터 국민들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통해서 방안을 구상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장미란씨 실종 사건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장씨는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됐으나 담당 경찰관이 실제로 장씨와 통화하지 않고도 연락이 닿은 것처럼 보고해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가족의 거듭된 신고에도 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경찰은 뒤늦게 수색에 나서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장씨의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서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같은 경찰관이 허위로 종결한 또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대통령은 “사실 경찰들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 워낙 숫자가 많다 보니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여러 군데에서 이런 문제들이 생겨날 수 있다”면서 “그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계속돼야겠고,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도 사실 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현장 담당자만 문책하는 방식으로는 조직의 문제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경찰은 상명하복이 매우 중요한 국가기관 조직인데 지휘책임이라고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담당자, 일선 직원들의 잘못이 있다고 하면 그 일선 직원의 문책만으로 끝나면 과연 지휘체계가 무엇 때문에 필요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휘를 할 권한도 있지만, 상응하는 책임도 당연히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씨 실종 사건을 담당 경찰관 개인의 일탈로만 규정하지 말고 허위 보고를 걸러내지 못한 내부 검증·지휘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따라 경찰로 수사권이 집중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언제나 권력은 집중되면 문제가 더 커진다”면서 “똑같은 문제라도 권한이 커지면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경찰의 수사 권한과 조직적 영향력이 한층 커지는 만큼 외부 통제와 내부 책임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