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540도 회전` 발레스타 심킨 "기술은 표현의 기초일 뿐이죠"
by김미경 기자
2025.07.10 10:10:00
예당&유니버설발레단 공동기획 ‘백조의 호수’
스타 발레리노의 국내 첫 전막 공연 팬심 눈길
19, 23일 두차례 지크프리트 역·홍향기 호흡
“좋은 환경서 교육 받아, 관객 보답에 책임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바리시니코프의 재림’이라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공중을 날 때 가장 행복한 남자’라고 불렀다.
러시아 출신 스타 발레리노 다닐 심킨(38)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공중에서 3연속, 540도 회전의 고난도 기술을 전 세계 무용수 가운데 처음 선보인 까닭이다.
 | 스타 발레리노 다닐 심킨이 8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술의전당&유니버설발레단의 공동기획 ‘백조의 호수’에 출연하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유니버설발레단ⓒLyeowon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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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국내 전막(全幕) 공연의 주역으로 처음 무대에 선다. 예술의전당과 유니버설발레단이 3년 만에 공동기획한 발레 ‘백조의 호수’에서 주인공 지크프리트 왕자 역을 맡는다. 심킨은 19~27일 예술의전당 공연 일정 중 19, 23일 두 차례 홍향기 발레리나와 호흡을 맞춘다.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갈라 공연을 통해 여러 차례 내한했지만 국내 전막 주역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을 앞둔 심킨은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조의 호수’는 테크닉(기술)보다 전체적인 큰 그림과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연기)하느냐가 더 중요한 작품”이라며 “몇바퀴를 도느냐보다 회전을 어떻게 끝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오히려 기술을 조절하고 억눌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 선보일 그만의 차별화한 기술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게 ‘테크닉’이라면 “기술은 표현을 위한 기초일 뿐”, 연기를 방해해선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백조의 호수’는 고전 발레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2막 호숫가 장면의 흑백 대비 군무는 24마리 백조의 빈틈없는 대형과 조화로 유명하다.
그는 본인이 연기할 지크프리트 왕자에 대해 “클래식 발레에서 내 자신을 찾아 연기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발레단마다, 또 버전에 따라 나를 새롭게 찾아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제약으로부터 자신을 찾으려는 자유로운 모습에서 공감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킨과 호흡을 맞출 파트너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홍향기다. 그는 올해 ‘지젤’과 ‘발레 춘향’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심킨은 홍 발레리나에 대해 “연약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강인한 오데트 공주”라며 “처음 눈을 맞췄을 때부터 그 양면적 매력이 강하게 느껴졌다”고 치켜세웠다.
심킨은 무용수 부모 아래 컸다. 5살부터 아버지와 함께 종종 극장 무대에 섰고, 9살부터 10년 동안 유일한 스승 어머니에게 발레를 배웠다. 그는 “아주 좋은 환경이 주어진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관객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물하는 것이 그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매일 도전하고 나 자신을 밀어붙이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킨은 빈 국립 오페라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독일 베를린슈타츠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를 거친 뒤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튜디오 심킨’을 설립해 발레와 타 장르의 예술을 접목한 새로운 방식의 춤을 선보이고 있다.
“그간 발레는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발전해 왔는데요. 지금은 테크놀로지를 통해 무대를 넘어 다양한 차원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현대인에게 보다 흥미로운 방법으로 발레를 보여주고 싶어요. 새로운 장르와 장소, 새로운 방식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작은 혁명’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 셰계적 발레리노 다닐 심킨이 8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Lyeowon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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