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썩어가는데"…90대 암환자 응급실 5곳서 퇴짜
by채나연 기자
2024.02.28 14:36:47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집단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90대 암환자가 나흘동안 대학병원 5곳을 전전하며 나흘 동안 고통에 시달린 사실이 알려졌다.
27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전립선암 말기 환자인 A씨(91세)는 지난 13일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피부가 썩고 진물이 나기 시작했다.
A씨는 동네 병원에서 치료가 어렵다는 소견에 따라 종합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거절당했다.
해당 구급차 기사는 “응급환자셨는데 파업 때문에 안 된다, 전공의가 없다, 그냥 요양병원 가서 주사 맞으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A씨 아들이 병원에 울면서 사정했지만, A씨는 들것에 실린 채 추운 밖에서 20~30분가량 기다려야 했다.
그는 JTBC 측에 “입구에서 아버지는 춥다고 벌벌 떨고 그러는데 그것도 안 넣어주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나흘 동안 대학병원 5곳에서 거부당한 A씨는 닷새 째가 되어서야 대학 병원 한 곳에 입원할 수 있었으나 현재 의식이 온전치 않은 상황이다.
A씨의 아들은 “최소한의 의사들은 남겨둬야 되지 않나. 다 가면 누가 하나”고 울분을 토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9구급대 재이송,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는 2022년과 2023년 2년 동안 전국에서 9400여 건 발생했다.
최근엔 전공의 집단 이탈 후 응급실 의료인력 부족으로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병원이 늘면서 구급대에서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 선정을 요청하는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