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5만5000달러 회복…5개월 만의 질주 왜?
by김보겸 기자
2021.10.07 15:15:13
''역사적 상승시기'' 10월 접어들며 5개월만 최고치
무제한 돈 찍어내는 연준과 달리 공급량 제한돼
9월 주식과 함께 하락장 걸었지만 나홀로 탈출
"인플레 공포 증시에 부정적, 코인에는 긍정적"
|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한 베네수엘라의 한 고속도로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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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비트코인이 7% 넘게 급등하며 5개월 만에 5만5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시장에선 비트코인 상승 이유로 ‘마의 달’ 9월을 지나 10월로 진입했다는 점, 주식과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면서 다시금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 등을 꼽는다.
7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5만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개당 5만553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5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5개월가량 고전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건 우선 계절적 요인이 꼽힌다. 비트코인에 있어 마의 달로 꼽히는 9월이 지나면 가격이 오르는 ‘10월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13년 이후 매년 10월 중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인 건 10번 중 7번일 정도로 10월에 대체로 강세장을 기록했다. 또한 암호화폐 전문가들도 올 4분기 강세장을 예측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시세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커지는 인플레 우려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돈을 쏟아부으면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이를 헤지할 대체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예상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8월 5.2%로 10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유로존 전역에서도 인플레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비트코인은 4년마다 공급 속도가 50%씩 줄어드는 구조여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매달 1200억달러어치 채권을 사들이며 사실상 무제한으로 돈을 풀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이로 인해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여러 기업들이 자사주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9월 주식시장과 함께 내리막길을 걷던 비트코인이 10월 들어서는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 연준이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자산매입을 빠르게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고 이는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9월 2일 이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는 5% 하락한 반면 비트코인은 10% 올랐다.
가상화폐 헤지펀드 판소라그룹 마시 터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세계경제의 가격인상 압력과 미국의 부채 상한선 불확실성은 모두 주식에는 부정적이지만 비트코인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조사업체 B2C2 설립자인 맥스 부넨도 “인플레 공포가 향후 연준의 금리정책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며 “주식에는 부담이 되지만 공급이 고정된 비트코인은 오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