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정진웅 1심 끝나가는데 한동훈은?…"檢, 눈치보다 기회 놓쳐"

by남궁민관 기자
2021.07.08 14:14:25

'검언유착' 의혹 채널A 사건 기자들 다음주 1심 선고
檢 유착 수사하다 '독직폭행' 정진웅도 이달 말 전망
유착 당사자이자, 폭행 피해자 한동훈만 '감감무소식'
"증거는 없고, 무혐의하자니 법무부 자기부정하는 꼴"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이른바 ‘채널A 사건’에 연루 기자들과 이를 수사하던 중 폭행 물의를 일으켰던 정진웅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현 울산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다만 정작 당초 ‘검언유착’ 당사자로 지목되고, 정 차장검사의 폭행 피해자이기도 한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한 검찰 처분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라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진웅(왼쪽) 울산지검 차장검사와 한동훈 검사장.(사진=연합뉴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오는 16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정치인들의 비위 사실을 알려달라고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백모 기자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지난해 4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1년 3개월여만 법원의 첫 판단을 받게 된 셈이다.

채널A 사건과 관련 ‘독직폭행’ 혐의를 받는 정 차장 역시 오는 9일 결심공판이 예정돼 있어, 이르면 이달 말 1심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 차장은 이 전 기자 등이 이 전 대표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의 인맥을 강조했다는 점을 들어, 한 검사장을 조사하던 중 몸싸움을 벌여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한 검사장은 그 사이 검찰로부터 마땅한 처분을 받지 못한 상태다. 통상 함께 고발된 한 사건의 피고발인 또는 피의자들의 기소 등 처분은 유사한 시기 내려지는 것이 통상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미 올해 1월 변필건 전 형사1부장(창원지검 인권보호관)이 검언유착으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한 검사장에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지만,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서울고검장)은 결국 여러차례 결재하지 않아 ‘뭉개기’ 논란까지 빚어졌던 터다.



법조계 안팎에선 결국 현 정권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무리한 견제를 하다 빚어진 ‘정치의 수사개입’의 부작용이라 지적한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 전 기자 등 재판에서 나온 수많은 증인과 증거를 봤을 때 공모관계를 입증할 만한 것이 전혀 없었다. 이미 검찰 수사 단계에 더해 재판에서도 새로운 증거가 나온 것이 없는데 어떻게 한 검사장에 처분을 내릴 수 있겠나”라며 애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판단부터 무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검사가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검언유착을 기정사실화한 뒤 한 검사장이 윤 전 총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들어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지만, 한 검사장을 끝내 기소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다른 변호사는 “이제 와서 기소를 하자니 증거가 없고, 혐의없음으로 불기소하자니 지난 1년간 좌천인사로 불이익을 준 명분을 잃는 것이니 법무부가 자기부정을 하는 모양새가 된다. 검찰이 눈치보다 한마디로 실기(失機, 기회을 잃거나 놓침)한 것”이라며 “한 검사장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사건을 이같이 처리했다면 이것이야말로 검찰권 남용이고 이런 것을 타파하는게 검찰개혁”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달 2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따라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는 정 차장과 변 인권보호관에 이어 이선혁 형사1부장이 맡게 됐다. 추 전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따라 김오수 검찰총장은 여전히 수사지휘에서 배제돼 있어 최종 처분은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의 결재에 달려 있다.